[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제 저를 안쓰럽게 생각하더라고요."
김재호(37)와 오재원(37·이상 두산 베어스)은 두산의 왕조를 이끈 키스톤이었다. 김재호가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는 정석의 수비를 보여줬다면, 오재원은 남다른 센스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또한 김재호는 물과 같은 잔잔함을 상징했다면, 오재원은 불같은 열정으로 대변됐다.
서로 다르면서도 조화를 이룬 이들의 모습은 내야수 후배들에게 살아있는 교과서와 같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과 김재호가 있으면 내야에 기가 느껴졌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김재호와 오재원의 탄탄한 수비에 두산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2015, 2016, 2019)과 두 차례의 통합우승(2016, 2019)은 이들에게 주어진 훈장이었다.
역대 최고의 키스톤으로 불렸지만, 이제 더이상 이들의 호흡을 볼 수 없게 됐다. 2루수로 나섰던 오재원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김재호는 "지난 번 2군에서 만나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오재원이 나를 안쓰럽게 생각하더라"고 운을 뗐다.
김재호가 본 오재원은 어떨까. 김재호는 "그라운드에서 정말 열정적인 선수였다. 그로 덕분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반대로 다른 팀 팬들에게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런 매력을 가질 수 있는 게 쉽지 않다. 정말 좋은 선수"라고 했다.
동갑내기가 떠나면서 김재호도 조금씩 '이별'을 떠올렸다. 김재호는 2020년 시즌을 마치고 두산과 3년 총액 25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그였지만, 세월을 피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어깨를 비롯해서 몸 곳곳이 100%의 몸 상태가 아니다. 김재호는 올 시즌 99경기에 나오면서 타율 2할1푼6리에 머무르고 있다.
김재호는 "은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최대한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마무리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몸 상태도 예전같지 않다. 이겨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데 잘 안되더라. 팬들께서도 많이 실망하셨을텐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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