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레전드는 떠나는 날까지 그저 '우리 롯데' 걱정 뿐이었다. 이대호(40)는 '천재 유격수'에게 어떤 충고를 남겼을까.
롯데 구단은 2022시즌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레전드의 은퇴 시즌에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진출은 커녕, 포스트시즌조차 선물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이학주(32)에게로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최근 몇년간의 적극적인 움직임 중 유일하게 '현재'에 초점이 맞춰진 트레이드였기 ??문이다.
롯데는 지난 1월 군필 투수 최하늘(23), 그리고 신인 3라운드 지명권을 묶어 이학주와 맞바꿨다. 이 지명권으로 삼성은 당초 1라운더로까지 예상됐던 서현원(세광고)을 지명했다.
지금 당장 보여줘야하는 이학주와 젊디젊은 두 투수의 맞교환. 트레이드의 무게감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학주에겐 올시즌이 중요했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마차도가 떠난 유격수 포지션을 잘 메꿔달라는 것. 팀 문화도 다르고, 동갑내기 안치홍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만큼 안정감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올해 이학주는 86경기에 출전, 13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율(스탯티즈 기준)은 0.961로 톱클래스 유격수로 발돋움한 SSG 박성한(0.961) KIA 박찬호(0.962)와 비슷한 수준. '넘사벽' 오지환(0.974·LG 트윈스)을 제외한 다른 유격수들간의 수비율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학주의 수비 이닝은 616이닝에 불과하다. 박성한 박찬호 오지환은 올해 1100이닝, 심우준(KT 위즈)는 1000이닝을 넘겼다. 이학주는 이들의 절반 수준을 소화하면서 비슷한 수비 집중력을 보인 셈.
크게 보면 이학주와 외인 DJ 피터스를 영입한 시즌 플랜 자체가 크게 어그러졌다. 트레이드 직후 이학주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방출 선수 출신 박승욱(30) 대비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롯데가 가을야구를 향해 발버둥치던 9월 중순 이후에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부드러운 글러브질과 공을 빼는 민첩함, 강렬한 어깨만큼은 돋보였다. 반면 공을 잘 잡아놓고 악송구를 하는 등 기본기적인 실수가 많았다. 공격에서도 장점이던 장타력은 간데 없고, 부족한 컨택만 드러났다.
지난 8일 정규시즌 최종전이자 이대호의 은퇴경기. 1군에 오르내리던 주요 선수들의 소개에 포함된 이대호의 친필 당부가 눈길을 끌었다.
"내 동생, 형이 먼저 떠나 미안해(정 훈)", "다른 팀에서 홈런 많이 맞아줘서 고마워. 따로 밥한끼 사줄게(강윤구)", "야구계 3대 얼짱! 제수씨 감사해용 승민이랑 결혼해주셔서(구승민)", "조카 동희야. 삼촌은 떠나지만, (네가)롯데 팬들의 영웅이 되어줘", "(손)승락이볼 끝내기 칠 때만 생각남. 자주 그런 모습 보여줘라(지시완)", "네가 우완투수 1등이다. 너 자신을 더 믿을 때 20승 투수가 된다(박세웅) 등 애정어린 멘트들이 돋보인다.
이대호는 이학주에겐 어떤 말을 남겼을까. "아픈 손가락 (이)학주야. 진심으로 야구를 해야한다"였다. 대선배의 마지막 충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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