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김태형 감독과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두산 베어스의 차기 감독으로 KBO 홍보대사 이승엽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면서 코치 경력이 없는 감독 후보라 파격적인 인사다.
이승엽은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해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67개) 기록과 KBO 레전드 40인에도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타자였다. 국내뿐만 국제 대회에서 극적인 홈런으로 '국민 타자'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삼성에서 15년을 뛴 이승엽은 2017시즌을 끝으로 은퇴 이후 자신이 세운 장학재단에서 자선 활동과 야구 해설위원으로 계속해서 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승엽이 두산 감독이 된다면 스타 플레이어 출신 중 유일하게 코치 경력 없이 감독이 되는 첫 사례다. 어떻게 보면 프리패스로 지휘봉을 잡는 경우. 선수들을 직접 옆에서 가르친 경험이 없어 감독으로 부적합하다는 여론도 있다. 김재박 이순철 선동열 김시진 김기태 류중일 등 스타플레이어 출신들도 코치 경력을 쌓은 뒤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코치 경력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수표는 아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삼성(1999~2000년)에서 코치를 시작해 LG 트윈스(2001~2003년)를 거쳐 감독으로 승격했다. LG 감독으로 두 시즌(2004~5년) 동안 6위에 머물렀고 세 번째 시즌(2006년)에는 자진 사퇴했다.
김시진 경기운영위원은 태평양 돌핀스(1993~95년)와 현대 유니콘스(1998~2006년)에서 투수 코치 경력을 쌓은 뒤 2007년 현대 유니콘스 감독으로 선임됐다. 현대(2007년)와 우리·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2009~12년), 롯데 자이언츠(2013~14년)에서 감독으로 지냈지만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코치 경력이 없었던 KIA 타이거즈 장정석 단장과 허삼영 삼성 전 감독이 좋은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장 단장은 키움 시절 프런트에서 2019년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허 전 감독은 지난 시즌 삼성을 정규시즌 2위로 마치면서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따라서 코치 경력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실패하란 법도 없다.
이승엽은 해설위원으로 꾸준히 경기를 분석했기 때문에 더그아웃에서 볼 수 없는 부분을 충분히 캐치할 수 있다. 야구계를 한시라도 떠난 적이 없어 현대 야구 흐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과연 코치 경력 없는 감독 이승엽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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