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병관기자] 장난이 현실이 됐다.
2000년 마산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당시 최고의 기량을 뽐내던 1976년생 동갑내기 이승엽과
홍성흔은 서로의 유니폼을 바꿔 입고 천연덕스럽게 덕아웃에 나타 났다. 그 모습을 지켜 본 야구 관계자
들은 화들짝 놀랐다. 이벤트 경기중 벌어진 일이었지만 두 선수가 각자의 구단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반응 이었다.
이승엽은 장난스럽게 입었던 두산 유니폼을 22년 만에 다시 입는다.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말이다.
삼성이란 두 글자와 영원히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인연의 끈이 두산과 더 가까이
닿아 있기 때문이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엽을 바라보는 삼성 팬들은 고통 스럽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상징을 다른
팀에 빼앗기(?)는 건 누구에게나 견디기 힘든 경험이다. 한 팬은 "사랑하는 여친을 빼앗긴거 같다" 라고
까지 했다.
이승엽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15년간 몸담았던 삼성 팬들에게 인사를 남겼다. "삼성라이온즈
팬들께 응원해 달라는 말씀은 못 드리겠네요. 현재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라이온즈 파크에서 첫 경기를 하면 이상한 기분이 들겠지만 정중히 인사 한 번 올리겠습니다. 팬
여러분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습니다. 이게 반복 되는게 인생 살이죠"
그의 말처럼 이런게 야구고 인생일지 모른다. 상황이 무르익으면 22년전 장난스럽게 파란 유니폼을
입었던 홍성흔이 삼성 유니폼을 입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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