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한 점이 필요했던 순간. 만능 백업이 결국 해결사가 됐다.
송민섭(31)은 KT 위즈의 창단 멤버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단국대를 졸업한 그는 2014년 육성선수로 KT에 입단했고, 2015년 KT가 1군에 첫 선을 보일 당시 함께 1군 무대를 밟았다.
빠른 발에 수비가 뛰어나 주전으로 뛰어도 손색없다는 평가지만, 송민섭은 후반 대주자 및 대수비로 경기에 투입된다. 한 점이 꼭 필요한 순간. 혹은 한 점을 반드시 시켜야 하는 상황에 나서는 것이 송민섭의 역할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1군에서 누군가 해줘야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난해 KT가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을 치를 당시 9회말 2사에서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은 주인공도 송민섭. KT 역사 한 편에는 송민섭이 항상 함께 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송민섭은 팀이 필요한 순간 제 몫을 했다. 5-4로 추격을 받고 있던 7회말 KT는 박병호의 2루타와 장성우의 볼넷,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로 두 점을 달아났다. 키움의 흐름을 완전히 꺾기 위해서는 한 점이 더 필요했던 상황. 6회 오윤석 타석에서 대주자로 투입된 송민섭이 타석에 섰다.
초구에 희생번트 사인이 났지만, 양 현의 공이 낮게 휘어져 들어가면서 헛스윙을 했다. 이어 번트 자세 이후 타격으로 전환하는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사인이 났고, 타구는 파울이 됐다.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 결국 강공 전환. 송민섭은 양 현의 투심을 받아쳤고, 타구는 한 차례 유격수 옆으로 빠져 나갔다. 2루 주자 황재균이 홈을 밟았다. 접전의 상황. 비디오 판독이 이뤄졌지만, 득점으로 인정됐다. 송민섭의 포스트시즌 첫 안타와 타점이 올라간 순간.
송민섭의 점수는 쐐기점이 됐다. KT는 8회초 2점을 내줬지만, 8회말 한 점을 더했고, 9대6 승리와 함께
송민섭은 "시즌보다 더 집중하게 됐다. 떨리기도 했는데,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송민섭은 "작전을 깔끔하게 성공하지 못해서 어떻게든 주자를 보내주려고 했다"라며 "양 현 선수의 공이 움직임이 많아서 코스가 좋아서 운이 따라준 거 같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반 대주자, 대수비는 '잘해도 본전'인 자리다. 승부처에 투입되는 만큼, 주전 못지 않게 역할이 중요하다. 수비로 잘 잡거나, 도루를 성공하면 '작전 성공'. 다만, 실패로 돌아갈 경우 주전 선수에 비해 더 큰 비난과 마주해야 한다. 주전 선수와 달리 한 번의 실수가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자리다.
송민섭은 "프로 선수인 만큼 주전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은 분명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감독님께서 그런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 카드라고 생각해주시는 만큼, 내 역할을 잘하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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