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배구 시즌의 도래를 알리는 함성이 화성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특히 IBK기업은행 알토스의 에이스 김희진(31)이 주먹을 불끈 쥘 때의 데시벨(db)은 차원이 다르다.
도쿄올림픽 때도 눈에 띄게 퉁퉁 부은 무릎이 유독 안쓰러웠던 김희진이다. 올해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대표팀에 참여했다가 무릎 연골을 또 다쳤다. 이후 대표팀에서 제외돼 휴식을 취했지만, 고질적인 부상이 쉽게 나을리 없다.
23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도드람 2022~2023시즌 홈개막전. '명장' 김호철 기업은행 감독의 얼굴도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시즌 준비가 뜻대로 잘 되지 않은 와중에 김희진마저 무릎을 다쳤기 때문.
경기전 김호철 감독은 "연습 때 몸이 굉장히 좋았는데, 도중에 무릎에 이상이 왔다. 전부터 아팠던 오른쪽 무릎"이라며 "김희진은 '홈개막전이니까 뛰겠다'고 하더라. 일단 어제 조정을 거쳤고, 시합 중간에 변수가 있으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언제든 교체하겠다"고 했다. "1라운드는 우선 버티는 기간이다. 2라운드 중반쯤 돼야 우리 경기력이 나올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기업은행은 '우승후보' GS칼텍스 Kixx에 완패했다. 리시브도 흔들렸고, 범실도 많았다. 대표팀을 다녀온 주전 세터 김하경과 공격수들의 호흡도 여의치 않았다.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도 부상과 컨디션 문제가 겹쳐 1세트만 뛰고 빠졌다.
하지만 김희진과 표승주, 김수지, 신연경 등 팀을 대표하는 베테랑들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김희진은 서브에이스 1개 포함 13득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올렸다. 김희진이 터지자 표승주(11득점) 육서영(9득점)도 살아났다.
무릎 통증을 피할 수는 없었다. 세트가 거듭될수록 김희진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연신 무릎을 주무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러다가도 공격 타이밍이 오면 힘차게 뛰어올랐다.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에도 산타나와 김희진 등 부상을 안고 뛰는 선수들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다. 다행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육서영이 잠시나마 그를 웃게 했다.
관중석에는 김희진을 응원하는 플래카드가 가득했다. 화성 주민이자 배구팬인 김성진씨(29)는 "기업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대표팀 에이스 아닌가. 기업은행 팬은 대부분 김희진 팬이라고 보면 된다. 함성의 크기가 다르다"며 웃었다. 또다른 배구팬 이정선씨(36)도 "김희진이 확실하게 스타로 자리잡으면서 화성체육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항상 고마운 선수"라고 강조했다.
화성=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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