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메이저리거들의 국가대표팀 합류. 현실적 한계에 부딪힐듯 하다.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누리게 될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내년 3월 열리는 WBC는 선수의 현재 국적이 아니어도, 타 국가의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부모 혹은 조부모의 조국, 출생지의 국가대표로 참가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열려있다. 그래서 미국 국적인 선수들 중에서 유태인 혈통인 선수들은 미국에서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대표팀으로 참가하기도 했고, 혼혈인 선수들도 현 국적이 아닌 다른 국가의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 조부모의 고국으로 거슬러 올라가 유럽 국가대표로 WBC 참가한 선수들도 있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유격수 잰더 보가츠의 경우, 캐리비안해의 작은 섬나라 아루바 출신이지만, 아루바가 네덜란드령이기 때문에 현재 네덜란드 국적이다. 과거 WBC에도 네덜란드 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었다.
그동안 한국계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에 적극적이지 않았으나, KBO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구성원의 다양화와 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염경엽 대표팀 기술위원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계 선수들을 만나 WBC 출전 의사를 타진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가운데 한국계 혼혈이거나, 조부모님이 한국인인 선수들이 대상이다.
큰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합류할 경우, 전력상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KBO와 대표팀이 파악한 '합류 가능한 선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의 내야수 토미 에드먼 정도 뿐이다. 에드먼은 지난해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리그 톱클래스 2루 수비를 선보이는 타자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에드먼은 WBC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실제로 합류할 경우 대표팀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찰 수 있는 선수다. 또다른 한국인 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과의 키스톤 호흡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하성과 에드먼은 각각 올해 골드글러브 유격수, 2루수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다.
하지만 에드먼 외의 선수들은 합류가 현실적으로 힘들고, 합류한다고 해도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대표팀이 필요로 하는 자원은 투수다. 빅리거급 투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해준다면, 전력상 큰 도움이 된다. 특히나 대표팀이 최근 몇년 간 국제대회에서 고전을 거듭했던 최대 원인이 바로 투수력이었다.
그러나 한국계 투수들은 합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미치 화이트(토론토)나 데인 더닝(텍사스)은 재활과 소속팀에서의 불안정한 입지 등으로 마음 놓고 WBC에 참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면,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도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
에드먼의 WBC 대표팀 참가는 분명 전력상으로 힘이 된다. 하지만 대표팀이 '한국계 선수들 특수'를 누리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아 보인다. 이번에도 현실적으로 국내파 선수들이 엔트리의 대부분을 채울 예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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