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다. 필승조는 눈앞에 다가온 것 같았다. 하지만 1군의 벽은 높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강준(21)이 '혹독한 겨울'을 다짐했다. '파김치 달인' 배영수 투수코치의 뜨거운 조언이 함께할 예정이다.
이강준의 올시즌 성적은 단 13경기 출전, 9⅔이닝 평균자책점 10.24에 불과하다. 최고 154㎞ 투심을 던지는 고속 사이드암이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마무리 김원중의 초반 공백, 최준용의 부진 등 이강준이 절실히 필요했던 상황임에도 많은 기회를 갖지 못했다.
부산에서 만난 이강준은 "개막할 때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시작하고 나서 한번 고꾸라지니까 헤어나오질 못하더라. 잊고 다음 경기를 또 던졌어야하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멘털 문제라는 결론. 이강준은 "(구)승민이 형, (김)원중이 형한테 많은 조언을 들었다. 또 한방 쓰는 (김)유영이 형하고 디테일하게 야구 얘기를 하다 새벽에 잠드는 날도 많다"면서 "연습 때는 그대로 잘 되는데 막상 실전에선 잘 안되더라"며 아쉬워했다.
부담감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자신과 맞트레이드된 오윤석과 김준태가 KT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에 마음도 급했다.
후반기 들어 9월에는 5경기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10월 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⅔이닝 4실점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이 패배로 롯데는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이강준은 "SNS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제구는 투구폼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폼이 안 좋은데 어떻게 154㎞를 던지냐'고들 하더라. 난 그동안 가운데 보고 전력투구만 했는데, 형들은 일정하게 제구를 잡는 포인트가 있었다. 승민이 형은 글러브를 한번 치고, 유영이 형은 다리를 한번 멈추는 식이다. 그것만 하면 제구가 되는 거다. 승민이 형은 '1년에 70경기 나가는데 어떻게 매번 밸런스가 좋을 수 있냐'고도 하시더라. 내가 참 생각없이 야구하고 있었다는 걸 새삼 느꼈다."
구단 유튜브에선 배영수 신임 투수코치가 이강준을 향해 '집중하라'며 짧은 열변을 토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강준은 "코치님 말씀을 잘못 이해했다. '5초 안에 한번씩 던져' 하셔서 빠르게만 던지는 줄 알았다. 코치님은 '집중해서 빠르게 스트라이크를 던져라'라고 하신 말씀이었다"며 난감해했다.
"야구선수 되고 나서 런닝 양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코치님은 '예민하게 던져라'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 느슨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바로 지적하신다. 하나하나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이강준은 KT 시절 '명조련사' 이강철 감독의 애제자이기도 했다. 이강준은 "감독님 말씀을 그땐 머리로도, 몸으로도 잘 이해를 못했다. 그런데 그때 들었던 이야기들이 지금 와닿고 있다"면서 "요즘 벽치기를 열심히 하고 있다. 정확한 타깃에 계속 던지는 거다. 초등학생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투수의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었다. 바닥부터 다시 다지겠다. 올겨울부터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강준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 1차 합격한 상황. 그는 "솔직히 내년에 뛸 자신이 없었다. 우선 군대부터 다녀오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배 코치님 오시고나니 1년 더 해볼까 싶다, 상무 떨어지는게 더이상 두렵지 않다"고 했다.
"올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20홀드 이런 숫자보다는, 꼭 팬들이 원하시는 만큼 '터지는' 유망주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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