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영웅이 되고 싶다던 열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전병우(30·키움 히어로즈)는 1일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시즌 때와 똑같이 타격 연습을 했다. 이날 선발 출전이 아니었기에 훈련이 가장 늦게 끝나는 조에 속했다.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상실했을 법하지만,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스윙했다.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전병우는 "타석에 설 때 항상 내가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나간다"라며 "주로 대수비로 나간다. 그래서 수비에서 최대한 안정감 있게 하려고 노력한다"라고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말했다.
이어 "홈런을 쳐서 영웅이 되는 것보다 상황에 맞게 타점을 올리거나 출루를 하는 것도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영웅이 되고 싶다던 전병우는 이날 진짜 영웅이 됐다. 4-5로 뒤진 9회초 대타로 나선 전병우는 SSG 노경은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2점 홈런으로 팀을 구했다. 전병우의 홈런으로 패배 문턱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다. 이대로 끝나면 1차전 MVP는 당연 전병우의 몫. 허나 9회말 김강민의 동점 솔로포가 터지며 전병우의 MVP가 날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전병우는 다시한번 팀을 승리로 이끄는 한방을 날렸다. 6-6 동점이던 연장 10회초 2사 1,2루서 1타점 좌전 결승타를 뽑아냈다. 동점포를 맞았던 김재웅이 10회말은 무실점으로 끝내면서 전병우는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MVP에 올랐다.
교체로 출전하는 적은 기회에도 두 타석 모두 임팩트를 남겼다. 전병우의 홈런과 결승타는 경기장 3루 쪽 키움 응원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기 충분했다.
올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3리(197타수 40안타) 5홈런이 전부. 김태진에게 밀려 교체 출전 빈도가 높았지만 그럼에도 타석에서는 집중력이 남달랐다. 시즌 초반이던 4월 3일 롯데 자이언츠전과 팀이 6연패 중이던 8월 24일 KIA 타이거즈전 등 두차례 끝내기 안타로 주인공이 됐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홈런을 쏘아 올린 전병우는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인 거 같다"라고 경기 소감을 말했다.
스스로 언행일치를 보여준 그에게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
인천=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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