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가을의 반란'을 이끈 수장은 구단 역대 최고 대우로 보상을 받았다.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돌풍의 팀이었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이 팀의 한국시리즈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홈런 이상이 보장된 FA 박병호가 팀을 떠났고, 마무리투수 조상우까지 입대했다. '골든글러브 유격수' 김혜성까지 2루수로 자리를 옮기면서 포지션 곳곳에 숙제가 쌓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빠르게 자리를 채웠다. 김혜성의 포지션 변경에 '무모한 선택이다'라는 의구심도 쌓여갔다. 그러나 키움은 전반기를 2위로 마쳤고, 후반기 다소 기세가 떨어졌지만, 결국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가을야구에서 키움은 더욱 강해졌다. 안우진와 에릭 요키시, 타일러 애플러 밖에 보장된 선발이 없던 가운데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인 안우진마저 손가락 물집이 생겼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나온 과감한 교체는 적중의 연속이었고, 결국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한 SSG 랜더스를 만난 키움은 마지막 힘을 짜냈다. 1차전 3회에 안우진의 물집이 터졌고, 불펜 투수들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4차전까지 2승2패로 맞섰지만, 5차전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았고, 결국 분위기 반전을 하지 못한 채 6차전 패배로 준우승을 했다.
우승은 못했지만, 키움의 가을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5관왕 타자' 이정후부터 백업이었던 임지열 전병우 등이 모두 주인공이 됐다. 풀타임 1년 차를 맞이한 신준우 김휘집은 실책을 통해서 성장의 시간을 가졌다. 마무리투수로 변신한 김재웅과 선발에서 뒷문 단속에 나온 최원태, 불펜 깜짝 스타가 된 김동혁 등 스토리가 가득했다.
승자만 기억되는 프로의 세계에서 또 한 명의 주인공으로 남으면서 구단도 홍 감독과의 재계약을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2019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장정석 감독(현 KIA 타이거즈 단장)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확실한 대우를 했다.
홍 감독은 3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등 총액 14억원에 감독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히어로즈 구단 역사 상 역대 최고 타이다. 이전에는 2014년 염경엽 감독과 재계약을 한 것으로 3년 총액 1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시 염 감독의 연봉은 3억 5000만원. 홍 감독은 연봉으로만 따지면 역대 최고액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뛰어난 리더십과 통솔력을 바탕으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단을 하나로 뭉쳐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어 낸 점을 높이 평가했다. 홍 감독과 재계약하는 것에 대해 구단 내 이견은 없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재계약을 결정해 주신 구단에 감사하다. 항상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멋진 선수들과 내년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한번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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