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유니폼을 갈아입은지 3년만에 '사직 노래방'을 이끄는 주장이 됐다.
안치홍은 2019년 2+2년 56억원 계약을 맺고 KIA를 떠나 롯데로 이적했다. 올해로 FA 4년차. 2번째 FA에 도전하는 해다.
KBO리그 팀을 이끄는 주장의 부담감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팀의 주전 야수여야한다. 주장의 역할은 경기부터 연습까지 더그아웃 분위기를 잡고 선수들을 이끄는 것. 때문에 매일 출전하지 않는 투수가 주장을 맡는 경우는 드물다. 주장에 걸맞는 기량도 필요하다. 적어도 베스트9의 한 자리는 흔들림없이 지키는 선수여야한다.
여기에 적당한 나이도 필요하다. 작년부터 2년간 롯데 주장은 전준우(36)였다. 주장을 맡기엔 적지 않은 나이였지만, 롯데는 중간층이 마땅치 않은 팀이다. 대선배 이대호(40)와 후배들 사이를 조율한다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은퇴하면서 전준우는 야수 최고참이 됐다.
투수의 경우 김원중(29)이나 박세웅(27)이 중견 역할을 하는 반면, 야수진은 그에 걸맞는 선수가 없다. 롯데에 온지 1년밖에 안된 이학주(32)나 박승욱(30)에게 주장 완장을 채울 수는 없다. 한동희(24)는 아직 이르다. 물려받을 선수는 안치홍(32) 밖에 없었다.
올해까지 5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롯데다. 모기업도 박세웅의 다년계약(5년 90억원)을 시작으로 올 겨울 FA 영입까지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한 상황.
중심타자로서 이대호가 빠진 타선의 무게감을 채워야한다. 주 포지션 2루 외에 1루 겸임도 수행해야한다. 스스로에게 집중해야하는 시즌에 팀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과묵하고 내향적인 안치홍에겐 한층 힘겨울 책무다.
안치홍은 "형들은 팀의 주축선수로서 야구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내가 후배들과 어린 친구들을 잘 이끌겠다"고 했다. 또 "우리 모두가 언제나 한 팀임을 잊지 않고 최선을 다해 보겠다"며 '원팀'을 강조했다. 베테랑의 가치를 보여줄 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