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이 돌발 행동을 했다.
이란은 21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1대6 완패를 당했다. 이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전이었다. .
두 팀은 최근 그라운드 밖에서 정치, 인권 문제로 치열하게 대립했다. 지난 9월이었다. 이란 테헤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체포됐다. 그는 조사받다 경찰서에서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사흘 뒤인 16일 사망했다. 잉글랜드는 이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며 프랑스 등과 함께 연대 시위를 벌였다.
이 사건으로 이란은 카타르월드컵 진출 자체가 무산될 뻔했다. 우크라이나 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이란이 조직적인 인권 침해로 FIFA 규정을 어겼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사적인 지원을 하는 등 유엔 안보리 결의 2231호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월드컵 퇴출을 요구했다. 이란계 체육계 인사와 인권단체 '오픈스타디움' 등도 FIFA에 이란의 월드컵 출전권 박탈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력상 밀리는 경기, 예상대로 일방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된 후반 40분 케이로스 감독은 경기를 보지 않고, 이란 팬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는 이란 팬들에게 손짓을 하며, 함성을 유도했다. 지고 있는 팀, 감독의 행동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정치적 이슈와 연관이 있는 동작으로 해석할 수 있다. 케이로스 감독은 "선수들도 월드컵 기간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경기 내내 뜨거운 응원을 보냈는데, 가장 큰 함성은 후반 '에이스' 사르다르 아즈문이 투입될때 였다. 아즈문은 SNS에 '이란의 여성과 민중을 죽이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며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이란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지 않는 등 반정부 시위대와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확한 뜻을 아직 알기는 어렵지만, 케이로스 감독의 행동은 이와 연결된 분위기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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