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에이스'로서 부담감이 심했던 모양이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월드컵 데뷔 골이 터지자 감동의 눈물도 함께 흘러내렸다.
주인공은 폴란드의 '득점기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34·바르셀로나)였다.
레반도프스키는 26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37분 추가 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낙승을 이끌었다.
이날 레반도프스키는 전반 사우디의 탄탄한 조직력에 고립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그래도 기회가 찾아왔을 때 골과 연결시키는 능력은 탁월했다. 역시 '월클(월드 클래스)'다운 모습이었다. 전반 39분 선제 골을 도왔다. 우측 측면에서 문전으로 배달된 땅볼 크로스를 잡아 뒤쪽으로 패스했고,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20분에는 월드컵 데뷔 골 찬스가 골대에 막혔다. 문전으로 투입된 패스를 쇄도하던 레반도프스키가 발을 갖다댔지만, 아쉽게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왔다. 7분 뒤 두 번째 슈팅을 날린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37분 '킬러 본능'을 깨웠다. 사우디 수비수 알말키의 공을 빼앗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침착하게 골네트를 갈랐다. 한 동안 그라운드에 얼굴을 파묻은 채 일어나지 못한 레반도프스키는 눈이 붉어지더니 이내 눈물을 닦는 모습까지 보였다.
마음앓이가 심했다. 4년 전 서른 살이란 늦깍이로 생애 첫 월드컵에 데뷔했던 레반도프스키는 러시아월드컵에서 소위 팀에 민폐를 끼쳤다. 주전 스트라이커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폴란드가 조별리그에서 짐을 싸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2008년 폴?骸若淪Ζ읏 합류한 뒤 134경기에서 76골을 넣은 '득점머신'이었지만, 월드컵 데뷔 골은 요원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부담감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사우디전에서 부담감을 털어냈다. 레반도프스키는 데뷔 골 이후 더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후반 44분에도 상대 수비진을 한 번에 허무는 돌파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칩슛이 상대 골키퍼에 걸리면서 아쉽게 멀티 골 작성에 실패했다.
레반도프스키가 부활해 폴란드가 '복병' 사우디를 잡자 C조는 혼돈으로 빠졌다. 폴란드는 1승1무(승점 4), 사우디는 1승1패(승점 3)를 기록했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도 대회 첫 승을 위해 27일 오전 4시에 충돌한다. 승리 팀이 나오면 그야말로 C조는 '죽음의 조'가 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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