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유럽 문명의 오랜 역사 속에서 침략과 정복으로 얽힌 '숙명의 앙숙' 잉글랜드와 웨일스가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무려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 웨일스가 30일 오전 4시(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을 치른다. 16강 진출과 예선 탈락의 기로에 선 중요한 맞대결이다. 더불어 역사적으로 얽혀 있는 두 나라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기도 하다.
웨일스는 13세기 초반 잉글랜드의 침략을 받아 연합 왕국으로 통합됐다. 두 나라는 주 구성원부터 켈트족과 앵글로 색슨족으로 서로 다르다. 심지어 웨일스 국민의 20% 가량은 여전히 영어와 다른 켈트어 계열인 웨일스어를 사용한다. 이미 통합된 지 수 백 여년이 흘렀어도 구원(舊怨)은 남아 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나 '피정복자' 웨일스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이나 현재 조별리그 상황을 보면 잉글랜드가 월등히 유리하다. 잉글랜드는 이란을 6대2로 격파하고, 미국과는 0-0으로 비겨 1승1무, 승점 4점으로 조 선두다. 웨일스에게 6점차 이상으로 지지 않는 한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웨일스는 미국과 1-1로 비겼지만, 2차전에서 이란에 0대2로 패했다. 탈락을 면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잉글랜드를 꺾고 나서 미국-이란전을 지켜봐야 한다.
양팀을 이끌고 있는 '캡틴'들의 자존심 대결도 흥미롭다. 공교롭게도 잉글랜드 주장 해리 케인과 웨일스 주장 가레스 베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전력이 있다. 베일은 떠났지만, 케인은 한국대표팀 주장 손흥민과는 여전히 절정의 호흡을 자랑하는 소울 메이트다. 이들의 활약도에 따라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
문제는 케인이나 베일 모두 베스트 전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케인은 이란과의 경기에서 입은 발목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 때문에 2경기를 치른 현재 1골도 넣지 못했다. 베일은 미국전 때 동점 페널티킥을 성공했지만, 이란전 때는 활약이 미미하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어차피 조별리그 최종전이기 때문에 전력을 쏟아 부을 가능성이 크다.
해외 베팅업체와 축구통계전문매체 등은 당연히 잉글랜드의 승리 가능성을 더 크게 전망하고 있다. 유럽 베팅업체 1XBET은 잉글랜드 승리에 1.50배, 웨일스 승리에 무려 8.10배를 부여했다. 무승부는 4.44배다. 쉽게 말해 잉글랜드의 승리 확률이 웨일스보다 5배 이상 크다는 뜻이다. 축구 통계전문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잉글랜드의 2대1 승리를 전망했다. 결국 웨일스가 잉글랜드를 꺾는다는 것은 이변에 속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변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웨일스가 반전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아예 없진 않다. 과연 월드컵에서 처음 격돌한 두 팀 가운데 누가 마지막에 웃게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예상 라인업
잉글랜드(4-3-3) : 조던 픽포드(GK)-루크 쇼, 해리 매과이어, 존 스톤스, 키어런 트리피어(DF)-메이슨 마운트, 데클란 라이스, 조던 헨더슨(MF)-필 포든, 해리 케인, 부카요 사카(FW)
웨일스(3-4-3) : 대니 워드(GK)-벤 데이비스, 크리스 메팜, 조 로든(DF)-네코 윌리엄스, 이던 앰파두, 아론 램지, 코너 로버츠(MF)-댄 제임스, 키퍼 무어, 가레스 베일(F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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