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모든 선수에게 '태극마크'는 특별하지만, '괴물' 김민재(나폴리)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큰 듯 하다.
28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가나와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 반드시 승리해야 16강 길을 볼 수 있는 벤투호 입장에서 김민재는 절대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알려진대로 김민재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우루과이전에서 오른 종아리에 통증을 느낀 김민재는 이후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사실 나폴리 이적 후 계속된 강행군으로 전부터 근육에 이상징후가 왔던 김민재다. 근육 통증은 쉬어야 한다는 '몸의 신호'다. 무리해서 파열될 경우 돌이킬 수 없다.
김민재는 가나전 출전을 두고 기로에 섰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마지막까지 그의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 사실 경기장에 도착해서도 결정하지 못했다. 주전조에는 권경원(감바오사카)까지 포함, 12명이 몸을 풀었다. 일단 김민재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지만, 혹시 몸상태가 좋지 않다면 한시간 전 선수를 교체할 수 있는 룰을 활용하기로 했다. 선택은 오롯이 김민재의 몫이었다. 경기 전 김민재 주변에서는 '무리하지 말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김민재는 이미 나폴리에서 증명을 끝냈다. 그를 영입하기 위해 빅클럽들이 줄을 섰다. 굳이 월드컵에서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김민재의 선택은 '출전'이었다. 그는 종아리에 테이핑을 하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뛰었다. 몸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3골이나 내줬지만, 김민재를 탓할 장면은 없었다. 김민재는 특유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를 제압했고,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지원했다. 후반 교체될때까지 아픈 종아리를 이끌고 최선을 다했다. 후반 한참을 누워 있던 모습이 그의 현주소였지만, 김민재는 이를 뛰어 넘는 투혼을 발휘했다.
김민재는 선택의 순간마다 '대표팀'을 늘 우선한다. 2021년 여름, 빅리그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택한 것도 월드컵 최종예선 출전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당시 이적하며, 대표팀 합류를 우선 조건으로 내걸었다. 직전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던 포르투갈의 명문 포르투를 거절한 이유도 2020년 도쿄올림픽 와일드카드 출전을 반대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김민재는 대표팀에 진심이다. 그는 '군기반장'과 '분위기메이커'를 자청한다. 잠깐이라도 정적이 흐르는 순간, 그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진다. "파이팅하자." 훈련 시간마다 선수들을 늘 독려하고, 쉬는 시간이면 후배들을 불러 자신의 경험을 전수한다. 경기장에서도 가장 솔선수범하는게 바로 김민재다. 이런 모습 때문에 김민재는 손흥민에 이은 차기 대표팀 주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나전에서 다시 한번 증명된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 이미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김민재를 더욱 강하게 하는 힘이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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