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가장 큰 변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다. 벤투 감독은 12월 3일 0시(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한다.
'깜짝' 기자회견이 29일 열렸다. 경기 전 공식기자회견을 제외하고 벤투 감독이 취재진과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날 가나와의 경기 후 곧바로 퇴장 징계가 적용돼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할 수 없었다.
벤투 감독은 마지막 코너킥 기회가 잉글랜드 출신 앤소니 테일러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에 저지당하자 폭발했다. 돌아온 것은 '레드 카드'였다.
해명 기자회견은 아니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먼저 요청한 것은 아니다. 선수단 휴식 요건을 고려했다. 선수들이 기자회견에 나설 경우, 한 시간 정도 먼저 숙소에서 출발한다. 그만큼 휴식시간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본인이 직접 나서겠다"며 "가나전 퇴장으로 인해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의 일성은 사과였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팀을 도울거지만, 어제 경기에서 내 반응이 좋지 않았다. 나도 사람이다. EPL 출신 주심이 배정됐는데, 우리에게 존중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전반과 달리 후반 명확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좋지 않은 이슈가 된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현재로선 1경기 출전 정지다. 제약은 많다. 드레싱룸에 출입할 수 없다. 경기 중 소통도 안된다.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과 접촉할 수 없다. 오로지 관중석에서 경기만 지켜봐야 한다.
벤투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해 좋은 상황은 아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최적의 상황이 아니지만 팀이 해온대로 잘 준비해 최적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규정상 커뮤니케이션 할 수 없다. 우리 코치진 실력이 있고, 능력도 있다. 팀 훈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내가 있을 때와는 상황이 같지 않겠지만 코치들도 역량과 실력이 된다"고 설명했다.
포르투갈은 벤투 감독의 모국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의 출사표는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벤투 감독은 "축구는 인생과도 같다. 어려운 상황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포르투갈전은 우리가 잘해온 것들을 보여줘야 한다. 능력의 한계까지 끌어내야 한다. 강팀과 싸우려면 최대한 높은 레벨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쉽지 않겠지만 마지막에 모든 것을 쏟아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좋은 팀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투호가 도하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포르투갈전을 향해 담금질을 시작했다. 눈을 돌릴 곳은 없다. 16강 진출을 위한 첫 번째 미션은 포르투갈을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이다. 비겨도 탈락이다. 그런 다음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