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파울루 벤투 감독이 비로소 '골든보이' 이강인(21·마요르카)을 인정했다.
불과 두 달여전 그는 9월 A매치 2연전에서 1년6개월 만에 호출받았다. 하지만 180분동안 단 1초도 소화하지 못했다. 당시에는 최종엔트리 승선조차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카타르월드컵에선 완전히 딴 세상이다. 그는 우루과이전에 이어 가나전에 교체로 투입됐다. 특히 가나전에선 투입된 지 1분 만에 조규성의 만회골을 어시스트했다. 프리킥 기회에선 직접 키커로 나섰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이강인이라는 존재를 알리기에 충분했다.
벤투 감독은 29일 기자회견에서 마침내 이강인을 향해 엄지를 세웠다. 그는 "이강인을 긴 시간 관찰했다. 9월부터 지금까지 긴 호흡은 아니고 장시간 관찰한 선수"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오래 지켜봐 온 선수다. 과거 발렌시아에서 있을 때도 경기에 뛰는 횟수가 적었지만 발탁한 적이 있다. 이강인의 실력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발전이 있었고, 우리 팀의 스타일에 맞아 들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며 "소속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월드컵 1, 2차전에서 좋은 실력을 보여준 것은 그만큼 대표팀 스타일에 잘 녹아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호평했다.
청신호다. 이제 관심은 이강인의 선발 출전 여부다. 이강인의 생애 첫 월드컵은 포르투갈전을 끝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 경쟁력은 의심의 여지없다. 특유의 자신감을 앞세워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강인은 29일 카타르 도하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훈련에도 단연 눈에 띄었다. 손흥민(토트넘) 조규성(전북) 김민재(나폴리) 김영권(울산) 등 선발 출전한 선수들은 30분간 회복훈련 후 숙소로 먼저 돌아갔다.
그외 선수들은 90분 가까이 강도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이강인은 비주전조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몸놀림은 경쾌했다. 차원이 다른 패스로 탄성을 자아냈다. 5대5 미니게임에서는 적극적인 수비가 눈길을 끌었다. 전날 44분을 소화한 이강인은 40여분간 훈련한 후 먼저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컨디션 조절 차원이다.
포르투갈전까지는 이틀 남았다. 마지막 선택은 벤투 감독의 몫이다. 한때 수비가 부족하다는 '반쪽자리'라는 평가가 있었다. 활동반경이 넓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어느덧 벤투 감독의 신뢰도가 급상승했다.
이강인은 1, 2차전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포르투갈 선발 출전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