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거미손' 김승규(32·알 샤밥) 없이는 '알라이얀의 기적'도 없었을 것이다.
'알라이얀의 기적'이었다. 대한민국이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포함해 역대 세 번째 조별리그 통과의 대역사다.
쉽지는 않았다. 무조건 이겨야 희망이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포르투갈(대한민국 28위)은 H조의 최강이다. 그 파고를 넘었다.
4년 전 '카잔의 기적'에 이어 대한민국이 또 한번 새 역사를 탄생시켰다. 대한민국이 3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김영권과 황희찬의 릴레이골을 앞세워 2대1로 역전승했다.
벤투호는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포르투갈(2승1패·승점 6)에 이어 조 2위(승점 4)로 관문을 통과했다. 가나를 2대0으로 꺾은 우루과이와 승점 4점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골득실에서 앞섰다.
이날 김승규는 포르투갈의 '월드 클래스' 공격수의 슈팅을 잘 막아냈다. 포르투갈은 12차례 슈팅을 날렸고, 5차례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선 6차례 슈팅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승규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상대 슈팅을 막고 또 막아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후방 빌드업의 중심이었다. 후반 막판 센터백 김영권이 빠진 뒤에는 권경원 손준호와 함께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참여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승규는 국내 취재진과의 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이날이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지난 가나전 때 도움이 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덜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솔직히 경기를 뛰었지만, 믿기지 않았다. (16강 진출은) TV로만 보던 모습이었는데 내가 직접 현장에 있었다는 자체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포르투갈을 격파한 뒤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기다리던 때를 떠올린 김승규는 "이렇게 시간이 안갈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정말 1초, 10초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문자중계와 영상도 보고 있었는데 우루과이가 찬스를 잡으면 너무 떨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난 뒤 흥민이가 우루과이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16강 진출을 확정짓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가나전 퇴장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에 대한 질문에는 "감독님과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경기에서 감독님이 없는 상태에서 경기하는 것이 싫었다. 마지막에는 벤치에서 감독님과 경기를 마무리하고 싶었다"고 했다.
가나전 전반 2실점은 김승규에게 반면교사가 됐다. 그는 "가나전 때 전반을 0-1로 끝내는 것과 0-2로 끝내는 것이 정말 큰 차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무조건 0-1로 마무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알라이얀(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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