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김승규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카타르 도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대4로 완패했다. 전반 상대에 4골을 내주며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후반 교체로 투입된 백승호의 그림같은 중거리골이 나와 그나마 영패를 면했다.
더욱 다행인 건 후반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무리 브라질이 우승 후보, 강팀이라고 하지만 한국도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 강팀들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16강에 진출한 아시아의 자존심이었다. 지더라도 마지막 자존심은 지켜야 했는데, 점수차를 3점으로 좁히고 경기를 끝낸 건 위안거리였다.
그 중심엔 골키퍼 김승규가 있었다. 브라질 선수들은 전반 많은 골을 넣어서인지, 후반전에는 전반보다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선수 교체, 전술 변화 등도 있었다. 하지만 후반에도 브라질은 브라질이었다. 찬스가 왔는데, 골을 넣기 싫은 선수는 없다. 히샬리송, 하피냐, 파케타 등 공격 진영의 선수들이 계속해서 한국 골문을 노렸다.
전반전만큼 날카로운 슈팅들이 연달아 날아왔지만, 한국 골문에는 김승규가 있었다. 특히, 이날 혼자 골을 못 넣은 하피냐가 끝까지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연속으로 위력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모두 김승규의 손끝에 걸리고 말았다.
이날 한국 수비진들은 조별리그 피로 탓인지 유난히 발이 무거웠다. 빠르고, 기술 좋은 브라질 선수들의 공격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최후 라인은 김승규가 지켜야 했다. 물론, 전반에만 4실점을 해 골키퍼로서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사실 7~8점을 줘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 흐름이었다. 오히려 잘했다고 칭찬을 받아야 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연출됐다. 미국 매체 'CBS'도 김승규가 아니었다면 한국이 7골을 내줬을 것이라 분석했다.
김승규는 그동안 대표팀의 다른 필드 플레이어들과 비교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욕먹는 골키퍼 자리를 지키기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승규는 벤투 감독의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선방 능력도 중요하지만 발밑 기술과 패스 능력이 좋은 김승규를 선호했다. 김승규가 최후방에서 흔들리지 않았기에 우리의 16강 진출도 가능할 수 있었다. 그리고 브라질전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받아야 마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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