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년 전인 지난해 12월10일.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NC 양의지는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포수 6차례 수상 후 첫 지명타자 수상으로 통산 7번째 획득한 황금장갑이었다.
살짝 쑥스러운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내년에는 다시 포수로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 후, 양의지는 이 다짐을 현실화 할 기세다.
올시즌 자격조건인 '720이닝 이상 포수 출전' 기준을 살짝(736⅔이닝) 넘겨 포수로 골든글러브 7명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오는 9일 오후 5시 30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다.
포수로 6번의 황금 장갑을 손에 넣은 양의지가 올해 포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복귀할 경우 역대 포수 최다수상자인 김동수(7회) 타이가 된다. 포지션 불문 8차례 수상으로 한대화 양준혁과 역대 2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수상 가능성은 매우 높다.
비록 전반기 부침이 있었고 후보 중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했지만 후반기 반등으로 '역시 양의지'란 찬사를 이끌어냈다. 130경기 2할8푼3리의 타율에 20홈런, 94타점으로 '20홈런-100타점' 보증수표임을 입증했다. 경쟁자 중 공격 지표가 가장 높다. 비록 수비 이닝 수는 적지만 수비율(0.997)과 도루저지율(0.422)도 1위다.
최근 10년 간 포수 골든글러브 판도는 강민호와 양의지가 양분했다.
롯데 시절 강민호가 2011년 부터 3년 연속 수상자가 됐지만 2014년 혜성처럼 등장한 양의지가 3년 연속 수상하며 본격적인 양의지 시대를 열었다.
절치부심한 강민호가 2017년 FA로이드와 함께 4년 만에 최고 포수에 복귀했다. 당시 강민호는 삼성으로 FA 이적하며 1999년 LG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겨 수상한 김동수에 이어 두번째 이적 포수 수상자가 됐다. 올시즌 두산으로 이적한 양의지가 수상하면 김동수 강민호에 이어 세번째 이적생 포수 수상자가 된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8년 FA로이드를 발휘한 양의지가 0.358의 타율과 23홈런, 77타점의 커리어하이 활약으로 포수 골든글러브를 탈환한 것을 시작으로 또 한번 3년 연속 수상을 이어갔다.
지난해 팀을 정규시즌 2위로 이끈 강민호는 양의지가 지명타자로 자리를 비운 새 또 한번 4년 만에 최고 포수 자리에 올랐다. 강민호는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을 받은 건 양의지(NC)라는 좋은 후배 덕분인 것 같다. 양의지란 좋은 후배 덕에 내 자리에 안주하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강민호는 올시즌 김태군 김재성이란 훌륭한 후배 포수들과 3포수 시대를 열며 포수 자격 규정이닝을 채우는 데 실패하며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최대 6년 152억원의 파격 계약 속에 친정 두산으로 돌아간 양의지가 다시 한번 3년 연속 포수 수상의 출발을 알릴 지 시상식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