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TV로만 봤던 선배님들이 받으셨던 상이었는데…."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지난 9일 2022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황금장갑과 입맞추기에 손색없는 활약이었다. 올 시즌 안우진은 30경기에서 15승8패 평균자책점 2.11로 위력적인 피칭을 했다.
150㎞ 중·후반의 빠른 공을 던짐과 동시에 예리한 슬라이더 등 뛰어난 변화구를 던지면서 일찌감치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선발과 구원을 오간 가운데 부상으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안 아픈' 안우진은 리그 최고의 투수임을 증명했다. 196이닝을 소화한 그는 KBO리그 한 시즌 국내 투수 최다 탈삼진 신기록(224개)를 세우는 등 위력을 과시했다.
안우진의 활약을 앞세운 키움은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쳤다.
가을야구에서도 안우진의 활약은 이어졌다. 올해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16⅔이닝을 던져 6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특히 손가락에 물집이 터지는 등 제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마운드에 오르면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냈다.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각종 시상식에서 안우진은 외면을 받았다. 과거 학교 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부분에 국가대표 자격까지 얻지 못하게 됐다.
황금장갑 만큼은 안우진의 몫이었다. 총 179표를 받아 김광현(SSG·97표)를 제치고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을 했다. 김광현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13승3패 평균자책점 2.13으로 안우진 못지 않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키움의 골든글러브는 2014년 밴헤켄 이후 8년 만. 아울러 2017년 양현종(KIA) 이후 5년 만에 국내 투수의 골든글러브 탄생이다.
안우진은 "내가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이름이 불리면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했는데, 투표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며 "올 시즌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상 근처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고, 그 기회를 잘 잡은 게 잘한 일 같다"고 밝혔다.
안우진에게 김광현은 롤모델이었다. 그만큼, 김광현과 경쟁 끝에 받았다는 점에서 안우진에게는 더욱 의미가 깊었다. 안우진은 "어릴 때 TV로만 봤던 선배님들이 이런 상을 받는다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받게 되니 실감은 안 난다"라며 "최고의 투수가 받는 상인데 어릴 때 우상이었던 선배님들이 받으셨다. 이걸 올해 내가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각종 시상식에서 외면을 받아 아쉬움이 클 법도 했지만, 그는 "과거의 일로 많으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 꼭 무대 위에서 말하고 싶었다. 꾸준하게 응원해준 후배들과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올해 골든글러브를 받은 만큼, 내년 시즌 기대치는 더 올라갔다. 안우진은 "아프지 않고, 올 시즌처럼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인 보강 운동이나 경기 전 준비 과정을 철저하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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