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내년에는 정말로 잘할 거 같아요."
이승진(27·두산 베어스)에게 매년 따라다니는 말은 "생각을 비워라"였다. 야구 열정만큼은 최고라는 소리였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쉬는 시간 호텔 복도 한 구석에서 쉐도우 피칭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 주변에서 "야구에 미친 선수"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문제는 마운드에서도 생각이 많다. 공을 던지는 과정까지 많은 생각이 많다보니 100%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았다. 올해 두산 불펜 코치로 있던 배영수 롯데 투수코치는 이승진에게 "생각을 하지 말고 공만 던져라"라고 지적할 정도였다.
올 시즌 이승진은 35경기에서 31⅓이닝을 던지는데 그쳤다. 지난해 47경기에 나와 48⅓이닝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던 성적보다 떨어진 수치.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이승진은 "올 시즌에는 생각을 비우고 야구를 하려고 했다. 작년에는 나 혼자 많은 생각에 빠져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깊게 생각을 하지 않고 야구 자체에 집중하려고 했다. 힘을 빼고 포수의 미트를 보고 세게 던지려고만 했다. 그 전에 과정에 대한 생각을 덜어냈다"고 했다.
해볼 수 있는 걸 해봤다는 점에서 이승진은 "성적은 좋지 않지만, 작년보다는 아쉬움이 덜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자신에게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던 배 코치와의 이별은 아쉬워했다. 배 코치는 지난해 2군에서 이승진에게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면서 13홀드를 올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배 코치는 올 시즌을 마치고 롯데 투수코치로 떠났다. 이승진은 "코치님이 처음 코치로 부임하시고 만났던 것이 나였다. 정말 혼도 많이 났지만,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롯데로 가셔서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던 그는 조금씩 부활 징조를 보였다. 마무리캠프에서 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무실점 행진이 이어졌다. 이승진은 "막바지 한 경기에서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전처럼 터무니없는 공을 던지지 않았다. 볼넷만 조심하면 내년에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추가 무기도 장착 중에 있다. 이승진은 "포크볼을 연습하고 있다. 그동안 제대로 던질 수 있는 구종이 직구와 커브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힘들었다. 중간 투수는 두 가지 구종만 확실하게 있으면 된다고도 하는데 구속이 나올 때는 충분했지만, 구위가 많이 떨어지다보니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구가 없어서 힘들었다. 결정구 하나만 더해지면 지금 가지고 있는 구속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겠다 싶어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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