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르헨티나의 '리빙 레전드'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사실상 마지막으로 출전한 월드컵에서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메시는 14일 새벽 4시(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2022년 카타르월드컵 준결승에서 전반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이 5번째 월드컵 도전인 메시는 이날 승리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8년만이자 통산 두번째로 월드컵 결승 진출 티켓을 따냈다. 브라질에선 독일에 발목잡히며 눈물을 흘린 메시는 은퇴 전 다시 한번 우승 기회를 잡았다.
프랑스-모로코 승자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할 경우 화려한 커리어에 월드컵 우승컵을 새긴다. '영원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GOAT'(역사상 최고의 선수) 논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훌리안 알바레즈(맨시티)와 투톱으로 선발출전한 메시는 0-0 팽팽하던 전반 34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알바레즈가 문전 앞에서 크로아티아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에게 파울을 얻어내며 페널티가 주어졌다. 키커로 나선 메시는 골문 우측 상단을 향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월드컵 25번째 경기를 치르면서 '독일 전설' 로타어 마테우스와 최다 출전 타이를 이룬 메시는 이번 대회 5호골이자 월드컵 개인통산 11번째 득점으로 아르헨티나 역사상 월드컵 최다골 득점자로 등극했다. 10골 동률이던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를 뛰어넘었다. 동시에 전 독일 국가대표 공격수 위르겐 클린스만과 동률을 이뤘다.
메시는 5분 뒤 상대 코너킥에서 시작된 역습 상황에서 알바레즈에게 패스를 연결하며 추가골을 도왔다. 알바레즈는 하프라인 아래부터 상대 박스까지 순식간에 진입한 뒤, 수비수들과 골키퍼를 모두 제치고 득점했다. 전반은 아르헨티나가 2-0으로 리드했다.
물러설 곳 없는 크로아티아는 하프타임 수비수 브루노 소사와 측면 공격수 마리오 파살리치를 빼고 각각 공격수 미로슬라프 오르시치, 니콜라 블라시치를 투입하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5분엔 핵심 미드필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까지 빼고 장신 공격수 브루노 페트코비치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후반에 들어 골망을 흔든 건 아르헨티나였다. 후반 초반 상대의 거센 공세를 견뎌낸 아르헨티나는 메시 중심의 플레이로 크로아티아 수비진을 괴롭혔다. 후반 24분 메시는 상대 진영 우측 엔드라인 부근에서 크로아티아 수비를 완벽하게 따돌린 뒤 정확한 컷백을 시도해 알바레즈의 쐐기골을 끌어냈다.
아르헨티나의 10번 메시에 대적할 선수인 크로아티아의 10번 루카 모드리치는 후반 36분 씁쓸한 표정으로 벤치로 물러났다. 크로아티아 팬들은 그런 모드리치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르헨티나는 투톱 메시의 1골 1도움과 알바레즈의 2골에 힘입어 3대0 쾌승을 따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에 패한 스코어를 그대로 되갚아줬다. 메시는 5골 3도움을 기록한 최고의 '폼'으로 결승에 올랐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15일에 열릴 프랑스-모로코전을 지켜볼 것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