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쌍천만' 흥행 신화를 이룬 윤제균 감독이 배우들과 함께 뮤지컬 영화 '영웅'으로 뜨거운 전율을 선사했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영웅'은 원작 뮤지컬을 영화한 작품이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정성화)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려냈다.
특히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두 편의 천만 관객을 동원한 윤제균 감독의 신작으로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 감독은 원작의 새로움과 익숙함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대한민국 영웅' 안중근과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올해 '영웅'은 뮤지컬과 영화 모두 정성화가 주연을 꿰차는 영예를 안게 됐다. 원작 뮤지컬을 통해 10여 년의 세월을 안중근 의사로 살아온 만큼, 이미 머리부터 발끝까지 캐릭터에 젖어든 모습으로 작품에 합류했다.
정성화는 오로지 조국을 지켜나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맞서 싸워나가는 과정들을 담대하게 그려냈다. 안중근 의사를 완벽히 표현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불태운 그의 열정까지 고스란히 작품 속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배우들 간의 앙상블도 빛을 발했다. 작품의 70% 분량을 현장 라이브 방식으로 진행한 덕분에 무대와 같은 생생함과 배우들의 세밀한 호흡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대장 안중근과 12인의 동지들의 강인한 결의를 담아낸 넘버 '단지동맹'은 '한국 첫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진한 여운을 선사하기도 했다.
뮤지컬 영화에 첫 도전한 김고은, 박진주의 비장함이 깃들어진 열연은 풍부한 음색까지 더해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가장 중요한 작품의 엔딩은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나문희로부터 완성됐다.
아들이 내린 결정을 지지하고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는 진심 어린 마음을 노랫말로 전하며 뭉클함을 안겼다. 윤 감독 역시 '국제시장'을 통해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영웅'은 '어머니의 영화'라고 표현할 만큼, 이를 대표적인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영웅'은 팬데믹 장기화로 개봉이 3년 동안 미뤄지면서 배우들에게 애틋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또 영화를 오랫동안 기다려온 국내 팬들에게도 반가움을 더할 전망이다. 배우들은 극 중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모두 마쳤다. 정성화는 "작품 합류부터 마지막 촬영까지 영혼을 갈았다"고 할 정도로 작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뮤지컬 영화 불모지에서 어렵게 탄생한 영화이기에 더 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여진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