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헉' 소리 나는 구창모 계약, 왜 긍정적인 의미가 있나.
FA 시장이 마무리 된 듯한 시점. NC 다이노스발 대형 폭탄이 터졌다. NC는 17일 25세 투수 구창모와 6+1년 최대 13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야말로 깜짝 뉴스였다. LG 트윈스 유격수 오지환 정도가 FA 자격 재취득 전 다년 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기는 했지만, 구창모가 이런 대형 계약을 체결할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창모, 좋은 투수다. 현 KBO리그 좌완 투수 중 구위로만 놓고 따지면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 해도 무방하다. 구창모가 처음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을 때, 당시 감독이었던 김경문 감독은 "향후 최고 투수가 될 재목"이라고 극찬했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상대해본 선배 타자들도 엄청난 구위라며 혀를 내둘렀었는데, 그 잠재력이 이번 계약까지 연결됐다.
물론 놀랍기는 하다. 아무리 좋은 투수라고 하더라도, 총액 132억원의 가치가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실력을 떠나, 건강이 최대 이슈다. 구창모는 그동안 여러 부상으로 신음했다. 지난해 수술대에 오른 후 올해 5월 575일 만에 복귀했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규정 이닝을 채운 경험이 없는 투수에게, 무리한 베팅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 있는 이유다.
그래도 이번 계약이 의미가 있는 건, 제도의 방향성을 다시 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BO는 '미친' FA 시장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FA 신분이 아니어도 미리 장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비FA 다년계약' 제도를 마련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잠재력이 보이면, 일찌감치 장기 계약을 맺어 자신들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는 게 다반사다. 나중에 FA가 돼 4년 100억원에 잡을 거면, 미리 8년 100억원의 '당근'으로 선수를 유혹하는 것이다.
그런데 KBO 구단들은 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거의 FA의 연장 선상에만 머물렀다. FA 자격 획득을 1년 앞둔 선수들 중 특급 선수들에게 1년 먼저 FA 계약을 해주는 것과 다름 없었다. 이런 선수들만 FA를 사실상 1년 앞당겨 하니 좋을 뿐이었다.
하지만 구창모가 선례를 깼다. 구창모는 FA 자격을 얻기까지 2년이 남아있고, 병역 문제와 부상 등으로 그 시기가 더욱 늘어날 수 있는데 NC가 길게 보고 일찌감치 선택을 했다.
NC에 이어 LG도 마무리 투수 고우석에게 일찌감치 대형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야 구단들이 제도의 취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이정후, 강백호 같은 선수들을 더 오래 붙잡자고 만든 제도였다. SSG 랜더스 우승을 이끈 최지훈, 박성한 같은 젊은 야수들이 구단과 '윈-윈'할 수 있는 전략적 결과가 나와야 이를 지켜보는 재미가 생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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