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백업' 타이틀이 마냥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주전의 뒤를 받치는 역할에 충실하면 OK다. 이런 면에서 볼 때 백업 타이틀은 실력으로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방패막이 될 수도 있다.
2023시즌을 준비하는 한승택(28·KIA 타이거즈)에 더 이상 방패막은 없다. 이젠 타이거즈의 안방마님 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올해 한승택은 김민식(33)의 뒤를 받치는 백업으로 출발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주전 경쟁을 했지만, 여전히 기량-경험 면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많았다. KIA가 4월말 박동원(32)을 트레이드 영입하고 김민식을 SSG 랜더스로 내보낼 때도 한승택은 백업 역할에 충실했다. 내년에도 이런 구도가 이어질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FA자격을 얻은 박동원이 LG 트윈스로 떠났고, KIA가 빈 자리를 메우는 대신 한승택의 성장을 믿는 쪽을 택하면서 구도는 급변했다.
한승택은 올해 66경기 타율 1할7푼6리(102타수 18안타), 1홈런 12타점에 그쳤다. 애초에 공격보다는 수비 능력이 우선시 되는 포수 포지션이지만, 타선에서 힘을 보태지 못한다는 점은 아무래도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백업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경기 감각 유지가 쉽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프로 데뷔 초창기부터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격 능력의 발전이 더딘 점은 아쉽다.
박동원 이탈로 KIA의 포수 뎁스는 크게 약해졌다. 양적으론 풍족해 보이지만, 질적으론 올 시즌 만큼의 안방 커버가 가능할지 미지수. 이런 가운데 수비 능력 면에선 그나마 프로에서 앞서 10시즌을 경험했던 한승택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당장 1군 마운드와 호흡을 맞춰야 할 한승택의 최대 과제는 수비 능력 강화다. 고교 시절부터 수비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프로 데뷔 후엔 오랜 백업 생활을 거치면서 정체가 심해졌다. 투수를 안정시킬 수 있는 수비와 리드가 갖취진다면 KIA의 안방 불안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기 시작한다면 타석에서의 시너지도 노려볼 만하다. 결국 뼈를 깎는 노력으로 재능을 증명해낼 때 비로소 한승택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걷힐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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