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김학범 감독님께서 '나이가 몇 인데 벌써 은퇴하냐'고…." 김진환(33)이 12년의 프로 생활을 마치고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2011년 강원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김진환은 K리그 168경기 출전을 끝으로 정든 축구화를 벗는다.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중학교 2학년 때 키 1m60-몸무게 100㎏에 달하는 '초고도비만'이었다. 한 달 만에 13㎏을 뺐다. 그렇게 축구를 시작했다. 은퇴가 아쉽다고 하지 않으면 거짓말이다. 홀가분한 것 같기도 하다. 프로는 1년 동안 긴장감을 갖고 있다. 이제 그 긴장감은 없다"며 웃었다.
김진환은 그 누구보다 묵묵하게 제 자리를 지켰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언제나 팀에서 알토란 역할을 했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서울 이랜드에서 '베테랑'으로 든든히 제 몫을 해냈다. 김진환 역시 그 3년 동안 열정을 다했다.
그는 "이랜드 합류 1년차였던 2020년이었다. 부천FC와의 경기 뒤 운 적이 있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가 수술을 받으셨던 날이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으셨다. 그날 인생 경기였다. 처음으로 경기 뒤 MVP도 됐다. 그날이 가장 기분 좋고도 슬펐던 날이다.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면 좋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솔선수범해서 파이팅하려고 했다. 누군가 힘들어하면 따로 불러서 밥 먹으면서 얘기도 했다. 후배들이 나를 '없어선 안 될 존재'라고 해줬다. 그런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환의 '파이팅'은 선후배들이 인정하는 부분이다. 김학범 전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정정용 전 이랜드 감독, 김은중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조용태 광주FC 코치 등이 김진환의 은퇴 소식에 아쉬움을 전한 이유다. 주위의 반응은 아쉬움이 대세였지만, 김진환은 덤덤했다. 새 시작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는 이랜드 12세 이하(U-12)팀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다. 제2의 축구 인생이다.
그는 "새로운 시작이다. 사실 내 입장에서 은퇴가 갑작스러운 건 아니다. 시즌 끝나고 에이전트로부터 새 팀 추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나는 이랜드 U-12 감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스템에 따라 서류를 넣고, 면접을 보는 과정 중이었다. 조마조마하게 기다렸다. 마음만으로는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다. 그러나 내게는 지도자의 꿈이 많이 컸다. 나만의 축구를 어릴 때부터 다양하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해야 할 길이 멀다. 초등부는 더 힘들거라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동안 축구를 하면서 힘든 게 얼마나 많았나. 경기를 뛰지 못할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겨내면 무조건 발전한다. 선수들과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통으로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그래야 경기장에서 더 좋은 모습이 나온다. 은퇴한다고 했을 때 나를 위해 울어준 분들이 계셨다.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는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선수 때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며 새 출발선에 섰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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