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안익수 FC서울 감독(57)에게 2022년 카타르월드컵은 '축제'이자 '숙제'였다. 안 감독은 지난 11월 20일부터 지난 18일까지 근 한 달간 열린 월드컵의 거의 모든 경기를 빠짐없이 시청했다. 지난 월드컵은 이른 저녁부터 늦은 새벽까지 열렸다. 대한민국 경기 외에 다른 나라의 경기까지 시청하기 위해 꼬박 밤을 새운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
안 감독이 TV 화면을 뚫어질 듯 보면서 그 안에서 찾으려고 한 것은 '세계축구의 흐름'과 '디테일'이다. 4년마다 전 세계 최고의 팀들이 모이는 월드컵은 최신 유행하는 전술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다. 카타르에서 확인한 최신 전술 키워드는 '측면'이었다. 양 풀백의 오버래핑과 전통적인 윙어의 활용을 극대화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안 감독은 스페인과 아프리카 최초로 4강 신화를 쓴 모로코를 특히 눈여겨본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의 두 중앙 미드필더가 어떻게 측면과 중원을 오가는지, 모로코의 포백이 어떻게 강호를 상대하는지를 지켜봤다고 한다. 안 감독 옆에는 늘 메모장이 있었다. 기억에 의존하지 않으려 기록하고 또 기록했다.
지난 18일 아르헨티나와 프랑스의 결승전에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우승컵을 드는 순간, 카타르월드컵은 끝났지만 안익수의 월드컵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팀 훈련 외 시간에는 매일 실시간으로 지켜본 월드컵 경기 영상을 다시 살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여러 번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디테일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감독은 2021년 9월 서울 사령탑에 부임해 빌드업과 스위칭, 높은 라인 등으로 대표되는 안익수 축구, 즉 '익수볼'을 선보였다. K리그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전술, 전략으로 위기에 빠진 서울을 구해낸 '익수볼'은 2022시즌엔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서울은 정규리그 최종전에 가서야 9위의 성적으로 잔류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안 감독은 월드컵에서 힌트를 찾았다. '상대에게 쉽게 읽히는 전술'이란 지적을 받은 '익수볼'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함이다. 예컨대 이번 동계 전지훈련 기간에 스페인과 같은 미드필더들의 위치 이동, 모로코와 같은 수비 조직력을 '익수볼'에 접목할 수 있다.
월드컵의 영향 때문일까. 서울의 이적시장 초반 포인트는 '측면'이다. 베테랑 윙어 임상협과 풀백 이시영, 양 측면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박수일 등을 줄줄이 영입했다. 시리아 국가대표 윙 포워드 호삼 아이쉬 영입도 확정한 상태로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 안 감독은 내년 1월 태국 후아힌에서 새로운 '익수볼'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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