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준 기자] 이용규(37)는 키움 히어로즈 최고참 타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36)가 KT 위즈로 떠나면서 이용규와 이지영(36)의 역할이 중요했다. 베테랑 타자로 어린 선수들이 많은 키움을 이끌어야 했다.
지난해보다 올해 이용규는 벤치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경기에 자주 뛰지 못했지만, 주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도록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타격은 아쉬웠다. 올시즌 최종 성적은 86경기서 타율 1할9푼9리(271타수 54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547로 부진했다. 하지만 수치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선수다.
지난 5월 12일 견갑골 미세 골절로 이용규는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부상으로 빠진 기간 팀이 연승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팀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키움 홍원기 감독에게 1군 콜업을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한 달 이상의 회복 기간과 준비 과정을 거쳐 6월 22일에 돌아왔다.
이용규는 지난 8월 23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키움의 타격 연습 때 배트가 아닌 손에 야구공을 들고 있었다. 5연패에 빠진 팀의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경기전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졌다. 주장으로서 노력이 보이는 대목이었다.
당시 홍 감독은 "이용규는 주장으로서 솔선수범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하고 있는데, 안타까우면서도 고마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팀 내 최고참 타자가 후배들을 위해 베팅볼을 던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포스트시즌에서 이용규의 리더십은 돋보였다. 10월 16일 KT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선수단 미팅 때 기본적인 플레이를 강조했고, "10승 하면 우승한다"라고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이용규의 메시지가 키움 선수단에 제대로 전달된 모습이었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KT와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키움의 선전에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올 시즌 이용규는 주장으로서 제 몫을 했다. 새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키움에 그의 역할은 중요해 보인다.
이승준 기자 lsj0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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