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12월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경기 시작 한시간 전부터, 실내체육관 주변이 북적였다. 종합운동장 안으로 들어오려는 차들이 도로까지 줄을 섰고, 실내체육관 인근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였다. 1위팀 현대건설과 2위팀 흥국생명의 '빅매치'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는 3798명 입장관중 매진을 기록했다.
올 시즌 최고 인기팀은 단연 흥국생명이다. 남자부, 여자부를 통틀어서 압도적 1위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 홈 경기 평균 관중은 4380명(이하 12월 31일 기준). 홈 관중수 2위인 GS칼텍스(2543명)보다 경기당 1800여명 정도가 많다. 남자부 관중 1위팀은 2349명을 모은 우리카드다. GS칼텍스와 우리카드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도 있지만, 서울의 한복판인 장충체육관을 홈 구장으로 쓴다는 이점이 있다.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흥국생명도 결코 불리한 여건은 아니지만, 올 시즌 관중수가 대폭 상승하면서 흥행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여자부와 남자부의 격차는 크게 벌어진 지 오래다. 이번 시즌 여자부 경기당 평균 관중은 2381명으로 남자부의 1385명보다 1000명 가까이 많다.
그중에서도 흥국생명이 압도적이다. 원정 관중 기록을 보면 더 체감할 수 있다. 흥국생명전에서는 상대팀들의 홈 관중 숫자가 급증한다. 도로공사는 흥국생명과 홈에서 한 경기를 치렀는데, 무려 4118명의 관중이 몰렸다. 현대건설도 매진 1회 포함 평균 3725명의 관중이 몰렸고, KGC인삼공사(3339명), GS칼텍스(3325명), IBK기업은행(2748명) 등 흥국생명전에서는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관중수가 가장 적은 신생팀 페퍼저축은행도 흥국생명전에서는 3000명의 관중이 페퍼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물론 홈팬들이 상당수지만,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는 원정팬 숫자도 무시 못할 정도로 많다. 그래서 흥국생명도 보기 드문 '원정 응원단'까지 운영하고 있다.
경기당 2381명인 여자부 평균 관중 숫자에서 흥국생명 홈경기, 흥국생명 원정경기를 빼면 평균 관중수는 1723명으로 줄어든다. 약 30%의 관중을 흥국생명의 흥행 효과로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흥행은 단연 '김연경 효과'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반 대중들에게도 인지도가 가장 높은 선수인 김연경은 올 시즌 V리그에 다시 복귀한 후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복귀와 함께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됐고, 모든 경기에서 구름 관중이 몰리면서 경기장 분위기 자체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도 이런 인기를 체감한다. 권 감독은 "팬들이 안오실 때는 연습같은 분위기였다고 하더라. 경기 때마다 관중들이 많이 오셔서 선수들이 좀 더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선수들도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재밌어 하는 것 같고,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연경 역시 "항상 관중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힘이 난다"며 고마워했다.
이런 열기에는 흥미진진한 여자부 순위 싸움도 한 몫 한다. 개막전부터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켜오던 현대건설의 아성에 흥국생명이 바짝 다가섰고, GS칼텍스와 도로공사, KGC가 얽힌 중위권 싸움도 흥미진진하다. 1승도 하지 못하던 '막내' 페퍼저축은행도 최근 감격의 첫 승을 거두면서 팬들에게 의미있는 승리를 선물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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