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08년 입단할 때만 해도 신고 선수였다. 대학리그 최고의 포수로 불렸지만, 프로팀의 관심은 닿지 않았다.
15년만에 '국대포수'로 우뚝 섰다. 키움 히어로즈 이지영의 반전 드라마다.
이지영은 4일 발표된 제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 양의지(두산 베어스)와 함께 포수로 발탁됐다. 대표팀 30명 중 단 2명 뿐인 포수 자리를 당당히 꿰찼다.
프로 데뷔 이후 첫 태극마크다. '세대교체', 신예와 베테랑의 조화를 표방한 이번 대표팀의 최고령 선수다. 올해 나이 37세. 주전 포수 양의지도 36세인 만큼 두 선수가 적절하게 마스크를 나눠쓸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FA 3인방(유강남 박동원 박세혁)을 모두 제치고 대표팀에 입성했다. 각각 80억원, 65억원, 46억원의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다. 이들보다 앞서 4년 42억원의 계약을 맺은 장성우도 제쳤다. 이지영은 올해 3년 18억원의 FA 계약이 끝나는 해다.
FA 시즌을 앞두고 대표팀 발탁은 위험 부담도 있지만, 성공한다면 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FA 등급제가 본격 시행된 이상 C등급(35세 이상)의 이지영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구미가 당길 법한 견실한 포수다.
삼성 시절 진갑용 현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의 뒤를 충실하게 받치며 백업 포수로 활약했다. 2014년 696⅔이닝, 2015년 844⅔이닝을 소화하며 주전 포수로 올라섰다. 2014년 통합 우승, 2015년 정규시즌 우승을 이끈 '우승 포수'이기도 하다. 2018년 강민호가 FA로 이적해오기 전까지 주전 포수로 활약했고, 이후 키움에서 또한번 새로운 인생을 개척했다. 지난해에는 시즌 도중 박동원이 트레이드됨에 따라 994⅔이닝을 소화하며 다시 주전 포수로 맹활약, 키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이강철 감독은 "주전 포수는 양의지"라고 공언하면서도 "작년 포스트시즌을 보면서, 나이는 있지만 움직임이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진갑용 코치와 많은 논의를 한 결과, 열심히 하는 선수고 실력도 빠지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이지영을 뽑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통합우승을 거머쥔 명장에게도 인정받은 셈. 굴곡많은 이지영의 야구 인생에 새로운 문이 열렸다.
도곡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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