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모든 카메라가 그를 향해 초점을 맞췄다. 한국에서 온 18세의 우완투수가 그토록 오랫동안 기다려 온 날이었다.'
MLB.com은 27일(한국시각)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홈구장 PNC파크에서 열린 심준석 입단식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표현했다. 심준석이 프레스룸에 모습을 드러내자 현지 언론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피츠버그 지역 유력지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도 입단식 장면을 상세히 전하며 'MLB파이프라인 국제 유망주 순위 10위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심준석은 한국 태생으로 오랜 여정 끝에 메이저리그의 꿈에 성큼 다가섰다'고 전했다.
MLB.com은 '국제 아마추어 FA로 파이어리츠와 공식 계약한 심준석은 그라운드를 내려다 보며 언젠가 봄과 여름 이 야구장을 사무실이라 부를 수 있는 순간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심준석이 마침내 피츠버그 구단의 일원이 됐다. 입단식에서 그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이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다. 너무 기다려왔던 순간이고 언젠가는 이곳에서 던지고 싶다. 이 모든 순간이 설렌다"며 "미국에서 뛰는 게 나의 꿈이었다. 이곳에 와 꿈을 이루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츠버그도 구단 트위터에 심준석 입단식 장면이 담긴 사진 3장을 올려놓고 한글로 '심준석 선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적었다.
피츠버그가 심준석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덕수고 1학년 때인 2020년이다. 맥스 콴 피츠버그 선수육성팀장이 아시아태평양 스카우트가 유튜브에 올린 심준석의 피칭 영상을 본 뒤 영입을 결심했고, 이후 심준석의 모든 경기를 관찰했다는 것이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90마일대 후반의 강속구는 100마일까지 나오고, 날카로운 커브볼은 물론 체인지업이 수준급'이라며 '작년 다쳤던 팔꿈치와 발가락은 검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츠버그 스카우트는 심준석 가족을 만나 육성 계획과 메이저리그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까지 안내해줬다'고 전했다.
벤 셰링턴 피츠버그 단장은 이날 심준석의 올해 일정에 대해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일정 기간 수업을 받은 다음 플로리다 브래든턴으로 이관될 것이다. 그리고 마이너리그 플로리다 콤플렉스 리그(FCL)가 시작되면 팀에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미니카윈터리그에서 몸 만들기를 한 뒤 3월 플로리다 브래든턴 스프링트레이닝에 참가했다가 시즌이 개막하면 루키리그인 FCL 파이어리츠에 합류한다는 얘기다. 심준석은 싱글A가 아닌 루키팀에서 미국 야구에 데뷔하지만, 싱글A로 승격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지는 않다.
피츠버그는 심준석을 팀내 파이어볼러 에이스로 키울 분명한 청사진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릿 콜이 2018년 떠난 이후 피츠버그는 마땅한 에이스 없이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심준석이 콜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만큼 구단도 관련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심준석은 어릴 적 게릿 콜을 흠모했다. 둘의 체격과 힘있는 구위를 비교하면 일리 있는 얘기다. 그래도 심준석 스스로는 마운드에서 콜만큼 다혈질적이지는 않다고 한다'고 했다.
콜도 마이너리그 시절 직구 구속이 평균 95~96마일이었고, 키가 심준석과 같은 6피트4인치(약 1m93)다. 콜은 지난해 평균 97.8마일, 최고 101.9마일의 직구를 뿌렸다.
2011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피츠버그에 입단한 콜은 2년 간의 마이너리그 수업을 마치고 2013년 빅리그에 올라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쳐 2020년 9년 3억2400만달러의 거액을 받고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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