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에는 '리틀 무라카미' 후보가 있다.
일본 야구를 평정한 최고의 홈런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3). 그를 쏙 빼 닮은 동갑내기 한국 타자가 있다.
내야수 오영수(23)다. 무한 성장 가능성을 품은 우투좌타 슬러거. 신장은 무라카미 보다 10㎝ 작지만 체형이나 타격 스타일이 매우 흡사하다. 스타일 면에서 그야말로 '리틀 무라카미'가 딱 어울리는 선수.
갈 길이 멀지만 오영수 역시 KBO리그를 평정할 최고의 홈런타자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주목해야 할 포인트가 있다. 타구 분포다. 이상적이다.
KBO 공식 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통계에 따르면 오영수는 지난해 55안타를 골고루 보냈다. 당겨친 오른쪽 안타가 19개(35%), 가운데 안타가 21개(38%), 밀어친 왼쪽 안타가 15개(27%)였다.
통상 힘 있는 선수들이 당겨치기 일변도임을 고려할 때 오영수는 확실히 다르다. 밀어서도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과 메커니즘을 이미 갖추고 있다. 올겨울 세기만 가다듬으면 단숨에 국내 리그를 호령할 홈런타자로 우뚝 설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다.
무라카미의 가장 큰 장점 역시 스프레이 히터란 점이다. 당겨서만 넘기지 않는다. 오른쪽 담장을 넘긴 홈런이 24개, 가운데 담장을 넘긴 것이 13개,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긴 홈런이 18개였다. 이상적인 분포도다.
내년 시즌 주전 1루수로 낙점된 오영수는 확실한 거포 변신을 위해 일찌감치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가을 CAMP1을 충실하게 소화한 뒤 비 활동기간인 지난달 미국 LA로 건너가 야구 트레이닝 센터에 머물며 개인훈련에 집중했다. 타격 메커니즘에 대한 점검을 통해 약점을 파악했다. 이번 애리조나 CAMP2(스프링캠프)는 약점을 지우는 시간이다.
오영수는 "지난 몇 년간의 캠프에서는 앞만 보고 달렸다면, 이번 캠프는 스스로 테마를 찾고 주도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데일리 루틴(Daily Routine)에서 나에게 맞는 훈련방법을 찾고 미리 준비할 수 있어서 좋다"며 올 겨울 포커스를 확실하게 가져가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에이전트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줘서 캠프에 합류하기 전 2주(1/3~18일) 정도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했다. LA에 있는 야구 트레이닝 센터에서 타격 메커니즘 분석을 받았는데 스윙 메커니즘에 약점이 많다는 걸 느꼈다. 캠프에 들어가기 전 송지만, 전민수 타격 코치님께 분석한 내용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 드렸고 두 분께서 수정한 메커니즘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다. 지금 모습을 잘 유지해 실전에 옮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NC 송지만 타격 코치는 "오영수 선수는 지난 시즌 헛스윙 비율이 높았다. 본인이 비 시즌에 미국까지 찾아가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준비해왔다. 메커니즘 변화에 불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면담을 통해 메커니즘 보다는 본인 루틴에 대한 신뢰와 투구 인식에 대한 전환을 가져갈 수 있도록 대화했다. 이제 경기를 대비하는 전환모드로 들어가는 선수들이 지금 시기에 스트레스 지수가 상승하면 안 된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피드백 할 생각"이라며 방향성을 설명했다.
상무에서 전역한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1군에서 259타석을 경험한 오영수. 프로 통산 283타석 경험이 전부다.
500타석도 못 채운 아직은 신예지만 반대로 말하면 경험을 축적할 수록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2년 간 100홈런이 빠져나가며 홈런타자가 아쉬워진 NC 다이노스. 2023 시즌이 '리틀 무라카미'의 원년이 된다면 타선 밸런스에 있어서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