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다이노스 주전 포수 박세혁(32)이 쓰러졌다. 경기 도중 배트에 머리를 맞았다.
박세혁은 14일 인천 SSG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원정경기 6회초 수비 때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초구에 스윙한 방망이에 머리를 맞고 쓰러졌다.
2사 2루에서 타석에 선 에레디아는 NC 투수 김영규의 포크볼에 헛스윙을 했다. 포수 쪽으로 길게 돌아나간 배트 끝이 공을 잡고 일어서려는 박세혁의 왼쪽 머리 보호 헬멧을 강타했다.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일어서지 못한 박세혁은 응급 조치 속에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위험천만한 상황에 야구장 전체가 순간 침묵에 빠졌다. 경기는 약 5분간 중단됐고, 안중열이 박세혁 대신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투입됐다. 미안함 속에 쪼그리고 앉아 쓰러진 박세혁을 살피던 에레디아는 박세혁이 떠나는 모습을 망연자실 지켜봤다.
NC 관계자는 "박세혁 선수가 6회 말 상대 타자 스윙 과정에서 배트에 왼쪽 머리 부위를 맞으며 출혈이 발생했고, 응급실로 이동해 진료 및 치료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대팀 김원형 감독 조차 경기 후 "박세혁 선수가 경기 중에 다쳤는데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고 우려할 만큼 걱정스러운 모습. 머리 쪽 충격인 만큼 후유증이 있을 수 있어 여러가지 정밀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세혁은 2년 전 4월에도 경기 중 대형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두산 시절인 지난 2021년 4월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8회초 1사 후 좌완 불펜 김대유의 3구째 몸쪽 직구에 얼굴을 맞고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검진 결과 안와골절 진단을 받은 박세혁은 사흘 후인 19일 수술을 받고 54일 만에 복귀한 바 있다.
이 사건은 박세혁의 커리어에 악재로 작용했다. 눈 주위의 부상 여파 속에 이전까지 두산 우승 포수로 승승장구 하던 박세혁은 2년 간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사구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새 팀 NC에서 의욕적으로 새 출발하던 차에 찾아온 머리 부상. 부정적 여파를 미칠 지 우려된다.
박세혁은 지난해 11월 NC와 4년 간 최대 46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올 시즌 12경기에 출전, 타율 0.263, 2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공-수에 걸친 맹활약으로 NC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고 있던 차에 악재를 만났다. 박세혁에게는 잔인한 4월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