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봄바람'을 만끽했다.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서 2대0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했다.
홈 2연승도 기록한 제주는 승점 20(6승2무4패) 고지에 합류했다. 반면 연패를 안은 인천은 승점 12(3승3무6패)로 전북에 9위 자리를 내줬다.
극과 극의 만남이었다. 여러모로 제주가 유리했다. 일단 분위기 급상승이다. 지난 11라운드 포항을 상대로 홈 첫승(2대1)을 신고함과 동시에 올시즌 팀 최다 3연승을 달렸다. 반면 인천은 시즌 최하위인 수원의 첫승 제물(0대1 패)이 되며 좋았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게다가 제주의 홈 2연전, 지리적 특성상 원정경기가 고행같은 제주로서는 최근 빠듯한 일정 속에 피로감을 크게 덜었다. 인천은 그 반대였다.
부상 변수도 희비가 갈렸다. 제주는 시즌 초반 부상 악재로 허덕이다가 기사회생 모드를 탄 반면 인천은 '해결사' 역할을 했던 천성훈이 부상으로 6~8주 이탈해야 한다.
그나마 40여일 만에 부상 복귀한 이명주를 선발로 낸 조성환 인천 감독은 경기 전 "볼 소유를 주도하면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리는 등 전반까지 잘 버텨주면 후반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다. 경험 많은 이명주와 신진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남기일 제주 감독은 경미한 부상으로 한 경기 쉬었던 베테랑 구자철을 선발로 내는 대신 최근 2경기 연속골 상승세인 김봉수를 후반 히든카드로 대기시켰다. 남 감독은 "상대에 이명주-신진호가 있지만 우리는 구자철-이창민이 있다"며 중원 싸움을 예고하기도 했다.
완연한 봄날씨 속이지만 싸늘한 '싸움'을 강조하며 시작된 경기, 경기 전 '극과 극' 형국이 말해주듯 긍정 요소가 많았던 제주가 우위였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 38% 대 62%로 밀렸지만 실속을 더 챙겼다.
제주는 전반 3분 천금같은 찬스를 어이없이 날렸다. 안현범의 오른 측면 크로스를 받은 헤이스가 문전 완벽한 상황을 맞았지만 왼쪽 골기둥 바깥으로 슈팅을 날리고 말았다. 하지만 초반 기싸움에서 인천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했고 더 공격적으로 중원싸움을 시도한 끝에 17분 마침내 결실을 만들었다.
허망하게 골을 날린 헤이스에게 킬패스를 줬던 안현범이 이번에는 킬패스의 수혜자가 됐다. 킬패스의 주인공은 복귀한 주장 구자철이었다.
중원 경합 도중 볼을 잡은 구자철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한방에 무너뜨리는 뒷공간 패스를 찔러줬고, 쏜살같이 상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든 안현범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모두 시즌 첫골-첫도움 신고였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구자철 대신 김봉수를 투입한 제주는 공격의 고삐를 한층 죄더니 후반 44분 헤이스의 '쐐기골'까지 만들었다. 헤이스는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 지점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전반의 실축을 보란듯이 만회했다. 홈팬들은 향긋한 봄바람을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제주=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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