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과 삼성 경기. 낯 선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첫 이닝 첫 타자가 바로 이정후와 피렐라다. 지난해 천하를 양분한 리그 최고의 강타자 두 선수. 톱타자 배치가 살짝 어색하다. 당연히 중심타선에서 펑펑 치며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정후의 톱타자 배치는 2020년 5타석 이후 무려 3년 만이다. 프로에 입문한 2017년 부터 2019년까지 리드오프로 활약했지만 2020년 3번타자로 격상된 이후 졸업했다.
피렐라도 리드오프는 생소한 자리다.
KBO 데뷔 3년 차 최고 외인타자. 1번 배치는 지난해 15타석이 전부였다. 주로 3번이나 2번에 배치됐다.
지난해 이정후와 피렐라는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강타자였다. 도루와 홈런을 제외한 전 부문에서 1위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서로의 발전에 있어 자극제가 됐다.
치열한 레이스 끝에 최종승자는 이정후였다. 근소한 차이로 타율, 타점, 장타율, 출루율, 최다안타 등 5관왕에 오르며 MVP를 수상했다. 근소한 차이로 2위였던 피렐라는 득점 1위에 홈런은 이정후보다 많은 28개를 기록하며 MVP급 시즌을 보냈다.
두 선수, 약속이나 한듯 올시즌 초반 시동이 늦다.
이정후는 10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키움의 5명 타자 중 5번째다. 31경기 2할3푼2리의 타율에 3홈런 18타점. 2년 연속 타격왕, 통산 타율(0.338) 1위, 6년 연속 3할을 자랑하는 특급 타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치다.
피렐라 역시 2할7푼의 타율에 5홈런, 17타점을 기록중이다. 한번씩 몰아치기를 하며 타격감 회복을 알리는 듯 싶다가도 다음날 침묵하며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톱타자 배치는 두 선수의 이상 흐름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기 위한 벤치의 고육지책이다.
"걱정할 선수가 아니"라며 반등을 확신하는 키움 홍원기 감독도 촉진제를 처방했다. 5월부터 8경기째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기용하고 있다.
9일 홍원기 감독은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다. 보다 많은 타석을 뛰면서 많이 출루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심타선 복귀에 대해서는 "기록이 좀 더 올라오고, 선수들의 전반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졌을 때 타순 변경을 고려하겠다. 여지는 남겨뒀다"고 덧붙였다.
피렐라도 마찬가지다. 3일 부터 4경기 톱타자로 출전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지난 9일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타격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다. 너무 잘했던 작년에 비해 약 60% 정도다. 80,90%쯤 올라와야 한다. 본인 타격감을 되찾는다면 중심타선으로 돌아가 타점을 생산해 줘야할 선수"라고 말했다.
피렐라는 11일 대전 한화전에 4번타자에 배치됐다. 잘해서라기 보다 전날 4타수무안타로 침묵한 탓에 준 변화다. 4번에 배치되고 2안타를 치긴 했지만 중심에 고정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두 선수의 1번 배치는 '해결'에 대한 부담을 덜고, 더 많은 타석을 통해 완벽한 타격감을 찾게 해주려는 의도다.
일단 1번 배치는 성공적이다.
3번타순에서 2할1푼8리를 기록하던 이정후는 1번으로 온 뒤 2할6푼3리로 조금씩 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1경기를 제외하곤 매 경기 안타를 쳤고, 멀티히트도 두차례다.
피렐라도 1번으로 나선 4경기에서 3할3푼3리의 타율과 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며 조금씩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그 정상에 우뚝 섰던 두 타자. 빠르게 정상궤도를 회복해야 상위권 반등을 노리는 키움과 삼성 타선의 중심이 단단해질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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