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 외국인 투수 보 슐서의 홀로서기가 실패로 막을 내렸다.
슐서는 17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서 선발등판해 5이닝 동안 9안타 4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팀은 2대6으로 역전패했다.
슐서는 지난해까지 뛰었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이별하고 영입한 우완 정통파 투수다. 150㎞가 넘는 빠른 공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을 섞는다. 아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날까지 6차례 선발등판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 중이다. 첫 등판이었던 11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7이닝 1실점, 두번째인 16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서 6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출발을 했던 슐서는 이후 7이닝 5실점(22일 잠실 두산전 패전), 5이닝 3실점(28일 수원 삼성전) 5이닝 6실점(4일 인천 SSG전 패전) 5이닝 4실점(11일 수원 NC전 패전) 등 4경기서 3패만을 기록했고, 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17일 잠실 LG전은 조금 달랐다. 그동안 장성우와 호흡을 맞췄던 슐서는 이날은 김준태와 배터리를 이뤘다. 경기전 KT 이강철 감독은 "슐서가 자신의 생각대로 던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면서 포수의 리드가 아닌 투수의 리드로 경기를 할 것임을 밝혔다. 장성우와의 호흡에서 안맞는 부분이 있었던 듯했다.
이 감독은 "이번 피칭을 보고 슐서와 대화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슐서는 이날 96개의 공을 뿌렸는데 직구 46개, 체인지업 22개, 커터 21개, 커브 7개를 뿌렸다. 평소의 피칭 비율과 비슷했다.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1사후 박해민에게 기습 번트 안타를 허용했지만 견제로 잡아내며 위기 없이 끝냈다. 2회말엔 볼넷 2개를 내줘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이재원을 삼진으로 돌렸다. 3회말에도 안타 1개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잘 넘겼다. 슐서의 리드로 던지는 것이 효과를 보는 듯했다.
여기까지였다. 4회의 큰 파도를 넘지 못했다. 선두 4번 오스틴 딘에게 중전안타, 5번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준 슐서는 번트 자세를 취하던 6번 문보경이 페이크번트 앤드 슬래시를 한 것이 중전안타가 돼 첫 실점을 했다. 이어진 무사 1,3루의 위기에서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해 다독였지만 박동원에게 또 볼넷을 내줘 무사 만루. 이재원에게 초구 140㎞ 커터가 통타당해 중월 2루타가 됐고, 주자 3명이 모두 들어왔다. 김민성의 희생번트와 홍창기의 안타로 또 1실점. 2-0의 리드가 단숨에 2-5로 역전됐다.
5회말에도 오른 슐서는 1사후 문보경에게 안타, 박동원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았고, 이재원에겐 고의 4구를 내줬다. 1사 만루. 추가 실점은 사실상 승부가 끝난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행히 김민성을 3루수앞 병살타로 잡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KT는 이후 추가 실점을 했고, 결국 3대7로 패했다.
이날도 패전투수가 된 슐서는 1승5패,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하게 됐다. 최근 5경기서 4패를 기록했다. 팀도 슐서가 등판한 7경기에서 1승6패에 그친다.
국내 에이스인 소형준이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된 상황이라 KT에겐 더욱 외국인 투수들이 긴 이닝을 끌어주면서 승리에 앞장서야 하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웨스 벤자민과 슐서가 기대에 못미치는 피칭을 하면서 KT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