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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양현준 기대하라' 강원의 '샛별' 이승원 빛나기 시작했다…U-20월드컵 프랑스 격파 이변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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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제2의 양현준 기대하시라.'

강원FC가 '샛별' 이승원(20)의 등장에 미소짓고 있다. 지난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양현준(21) 발굴로 큰 소득을 얻었던 강원으로서는 양현준과 똑같은 나이(20세)에 반짝 빛난 이승원의 등장이 반갑다. 이승원은 23일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F조 1차전서 강호 프랑스를 꺾는 파란의 중심에 섰다.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한 이승원은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이승원의 깜짝 등장은 우연히 아니었다. '준비된 대기'였다.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초·중·고 학창 시절을 그곳에서 보낸 이승원은 착실하게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강원 구단에 따르면 동호인 축구 애호가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공놀이를 좋아했던 이승원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선수의 꿈에 본격 도전하기 시작했다. 덕영고(용인시축구센터 U-18) 3학년이던 2021년 8월 제4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고교대회서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등 학창 시절 절정기를 보냈다. 키 1m74, 우월한 피지컬도 아니고 화려한 스타일도 아니지만 효율성은 최고였고 늘 알토란 같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활동량이 왕성하고 중원 패스 연계가 좋은데다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스타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고난도 있었다. 전국대회 MVP로 주목받게 되자 프로팀 직행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해 10월 열린 전국체전에 출전했다가 발가락 골절상으로 4주 이상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재활에 성공했지만 프로 직행은 무산됐고, 대학(단국대)에 진학해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꿈은 포기하지 않는 나를 기다린다"는 마음으로 이를 악문 이승원. 부상으로 주춤했다고, 타고난 기술과 근성까지 어디 가지 않았다. 대학 신입생부터 주전 미드필더로 출전하며 다시 두각을 드러냈다.

U리그에서도 눈길을 끌자 김은중 U-20 대표팀 감독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U-19 대표팀을 이끌던 김 감독은 작년 초부터 이승원을 발탁했다. 6월 포르투갈 리스본 4개국 친선대회서는 U-19 대표팀 주장을 맡겼다. 이후 이승원은 현재 U-20 대표팀까지 김 감독이 중용하는 '주장'으로 자리잡았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묵묵히 성장하던 이승원에게 꿈에 그리던 프로 진출의 길을 열어 준 게 강원FC다. 강원은 올해 대학 1학년을 마친 이승원을 전격 영입했다. 양현준과 마찬가지로 강원 B팀이 출전하는 K4리그에서 착실하게 단계를 밟도록 했다.

K리그1 무대서는 아직 데뷔하지 못했지만 K4리그에서 3경기에서 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양현준을 스타덤에 올린 최용수 강원 감독은 이승원을 지난 4월 23일 광주전, 25일 FC서울전과 FA컵에서 교체 명단에 올리는 등 중용 타이밍을 보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이승원은 K4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것이 고양 해피니스와의 데뷔전(4월2일)이었는데, 이번 U-20 월드컵 첫 경기에서 골-도움을 기록했다. 리그 4경기 무승(1무3패)에 로테이션 자원이 부족해 고통받고 있는 강원에게 이승원의 등장은 하반기 반등을 노릴 수 있는 희소식이다.

이승원은 프랑스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승리의 기쁨은 오늘까지만 만끽하겠다. 남은 온두라스전, 감비아전도 우리 색깔대로 잘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강원 팬들을 향해서는 "U-20 월드컵은 인생에 한 번뿐인 큰 무대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쌓고 돌아가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