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23). 힘든 5월을 보냈다.
성적이 나빠서가 아니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등판할 때마다 팀이 패했다. 그렇다고 못 던진 것도 아니었다. 어린이날 황금연휴 롯데전이 우천 취소로 연기된 이후 꼬이기 시작했다.
10일 한화전 6이닝 5안타 3실점, 16일 KIA전 6이닝 3안타 1실점,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도 팀은 패했다.
멘탈이 흔들렸다. 23일 두산전에서 시즌 최악의 피칭을 했다. 4⅔이닝 만에 13안타 6실점 하며 역전패를 허용했다. 올시즌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유일한 경기였다.
오기가 생겼다. 더 물러날 곳도 없었다.
때 마침 팀도 3연패로 어려움에 빠졌다. 5월 마지막 경기. 철저한 준비 속에 비장한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다.
28일 대구 KT 위즈전. 이 악물고 던졌다.
5회 1사까지 13타자 연속 범타의 퍼펙트 행진. 6이닝 3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6대4 승리를 이끌었다. 5월 첫승으로 시즌 3승째. 5월 등판 경기 중 팀이 이긴 첫 경기였다. 3연패를 끊으면서 에이스 역할을 한 것이 더 기뻤다.
5회, 6회 위기 탈출 후 격한 세리머니를 한 이유다.
"지난 경기 너무 안 좋아 속상하고 마음적 안 좋은 게 있어서 오늘 경기는 잘 마무리 하고 싶었어요. 4회까지 퍼펙트로 막고나서 비가 오면서 오래 쉬다 보니 몸이 무거웠어요. 너무 막고 싶었거든요. 좋은 결과에 저도 모르게 큰 제스처가 나왔어요."
경기 후 중계 인터뷰에서 밝힌 격한 세리머니의 이유다.
"최근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어요. 피홈런도 계속 나오고, 멘탈적으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에요. 이번은 더 악착같이 내 공을 던지고 내려오면 결과 따라올 거라고 심플하게 생각했어요."
직전 경기 호된 시련이 청년 에이스를 각성시켰다. 전력분석팀, 코치들과 준비를 철저히 했다.
포커스는 직구 구속이었다.
"오늘 목표가 직구를 평균 145㎞ 이하로 안 던지는 거였어요. 그동안 완급조절 생각에 너무 가볍게 맞혀 잡는 게 버릇이 됐어요. 작년 재작년 좋았을 때는 제가 전력으로 던졌었거든요. 실제 경기 끝나고 보니 145㎞ 아래로 하나도 안 나왔더라고요. 마음에 들었어요."
실패는 의지가 약한 인간을 쓰러뜨린다. 반면, 의지가 강한 인간은 더욱 강하게 만든다.
강한 의지와 오기가 원태인을 한 뼘 더 성장시켰다. 더욱 기대되는 올 시즌이다 .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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