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임지열은 홍원기 감독과 아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임지열의 아버지 임주택 한화 이글스 서산 육성 파트장이 홍 감독의 신인 때 룸메이트였다. 임지열이 선배 아들이다. 1996년 한화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홍 감독은 두산 베어스를 거쳐, 현대 유니콘스에서 은퇴했다.
30일 대전야구장에서 만난 홍 감독은 "임지열이 돌 잔치 때도 갔었다"며 웃었다.
임지열은 지난 2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결승 만루홈런을 터트렸다. 3-5로 끌려가던 8회말 롯데 윤명준을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7회 대타로 출전해 두 번째 타석에서 일을 냈다. 통산 4번째 홈런이 극적인 만루홈런이다.
4연패 중이던 히어로즈는 임지열의 이 한방으로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임지열의 홈런이 터지는 순간, 더그아웃의 홍 감독은 포효했다.
그라운드를 돌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던 임지열은 홍 감독의 가슴을 주먹으로 쳤고, 홍 감독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홍 감독은 이틀 전 상황을 떠올리며 "가슴에 보호대를 차야할 것 같다"며 또 살짝 웃었다.
임지열은 3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스타팅 라인업에 2번-좌익수로 올랐다.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던 히어로즈는 27일 5점, 28일 7점을 뽑았다. 홍 감독은 "우리 팀은 분위기를 한번 타면,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팀이다"고 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