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영하가 돌아오자 정철원이 빠졌다.
사령탑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끊임 없는 이탈 악재.
불펜의 핵 정철원의 공백을 메우는 건 쉽지 않다. 정철원이 있는 상태에서 이영하 플러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생각이 들만 한 6월의 두산 베어스다.
돌아온 이영하가 고심이 큰 두산 이승엽 감독에 희망을 던졌다.
오랜 법정공방 끝에 무죄를 받으며 학폭 이슈에서 벗어난 이영하는 소속팀 두산과 계약하고 불과 사흘만인 3일 콜업됐다.
1군에 오자마자 등판 기회가 있었다. 3일 수원 KT전에서 3-13으로 크게 뒤지던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배정대를 삼진, 안치영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뒤 강현우에게 좌익수 앞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장준원을 1루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1이닝 1안타 1탈삼진 무실점. 4타자를 상대로 14구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9㎞.
크게 뒤지던 상황이었지만 3루측 두산 팬들은 이영하를 연호했다. 다음날인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9차전을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이영하 언급에 반색했다.
이 감독은 "괜찮았던 것 같다. 예전에 17승 하던 선수 답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본인 피칭을 잘 해줬다. 우리가 생각했던 대로 운동하면서 준비를 많이 한 듯하다. 100% 만족이야 없겠지만 좋았던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향후 쓰임새에 대해 이승엽 감독은 "스트라이크도 많이 던지고 구위도 괜찮았고, 스피드도 좋았다. 앞으로 조금 더 중요한 상황에서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정철원의 공백을 메울 정도의 중책에 대해서는 확답을 유보했다.
이 감독은 "저희한테는 사실 정철원 선수가 빠지면서 조금 더 힘들어질 수 있었는데 이영하 선수가 들어와서 안심이기보다는 조금 힘이 된다"고 말했다. '8회 이기고 있을 때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글쎄요"라며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