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당연하리라고 생각했던 예상이 틀릴 때, 사령탑은 곤혹스럽다.
'대행'을 떼고 첫 시즌을 준비하던 삼성 박진만 감독. 그에게 불펜 재건은 큰 숙제였다.
겨우내 구단에서 큰 움직임이 없던 터. 자구책이 필요했다. 세갈래의 길을 모색했다.
첫째, 상대적으로 풍부한 포수를 팔아 불펜진을 강화하는 방안.
하지만 생각보다 트레이드를 통한 필승조 영입은 쉽지 않았다.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김태훈을 키움에서 영입했다.
둘째, 6월까지 버티는 방안. 상무에서 전역하는 최지광에 여차하면 불펜 전환이 가능한 전천후 좌완 최채흥이 돌아온다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급한 팀 사정상 바로 합류한 두 투수에게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했다. 돌아오면 만능 해결사가 될 거라는 장밋빛 전망도 당장은 이뤄지지 않았다.
셋째, 겨우내 지옥훈련을 통해 유망주 포텐을 극대화 하는 방안. 박 감독은 배신하지 않을 땀의 결과를 믿었다.
하지만 이 역시 100% 사실은 아니었다. 시기적으로 엇박자가 났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분석이었다. 아무튼 전반기 내 터져야 할 선수들이 터지지 못했다.
대표적 인물이 불펜 핵 최충연이었다.
박진만 감독의 2023 시즌 구상에 있어 최충연은 상수였다.
2016년 1차지명 후 이미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8년 70경기에서 16홀드, 8세이브, 3.60의 평균자책점으로 불펜 에이스로 맹활약 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눈부신 피칭으로 대표팀 뒷문 단속을 했다. 패스트볼과 낙폭 큰 슬라이더, 포크볼 등 우스한 구종 가치로 타자를 돌려세웠다.
하지만 음주운전 사건이 부정적 터닝포인트가 됐다. 돌아온 최충연은 좋았던 시절 밸런스를 쉽게 찾지 못했다.
올시즌 만큼은 다를 거라 믿었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 훈련부터 올 봄 스프링 캠프까지 독하게 준비했다.
가장 많이 몸을 만들었고,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누가봐도 필승조 최충연의 귀환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 후부터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반드시 부활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밸런스 찾기를 방해했다. 설상가상 팔꿈치 염증까지 찾아왔다.
1군에서 50일 간 단 7경기 출전에 그친 최충연은 5월21일 말소됐다. 치료와 재활에 몰두했다.
오랜 터널, 이제서야 끝이 보인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재활을 마무리 하고 후반기 복귀를 준비 중이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전반기 끝나고 후반기 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 몸을 만들고 있는 준비 단계"라며 "빠르면 7월 중·하순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 마무리 중책까지 맡길 수 있었던 투수의 이탈. 믿기 힘든 일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캠프 때 준비도 열심히 했고, 볼도 너무 좋았다. 여러 사람들이 칭찬할 정도의 강력한 구위를 보여줬다. 헌데 시즌에 들어가니까 그런 모습이 없어졌다.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재능이 있는 선수인데, 시합 중에 안 보이더라"며 멘탈의 문제임을 암시했다.
후반기 최충연의 복귀는 삼성의 최하위 탈출에 있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
'1998년 버전' 최충연으로 돌아오면 선발진이 안정적인 삼성으로선 대반격을 꿈꿀 수 있다. 좌완 이승현과 함께 젊은 좌우 핵심 불펜으로 뒷문에 안정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시즌 전 꿈꿨던 오승환 우규민 등 베테랑 듀오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그 열린 공간 사이를 이적생 김태훈과 전역선수 최지광이 메울 수 있다. 과연 최충연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까. 창단 후 첫 꼴찌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할 구원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는 핵심 선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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