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딸을 둔 수정 엄마는 요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엄마, 아빠 모두 키가 작아 딸까지 키가 작을까 봐 수정이가 11세 때 굳은 결심을 했다.
비용이 제법 많이 들지만 아이의 미래를 위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아이 키가 별로 크지 않는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주변 아이들을 보면 첫해에는 5㎝ 이상 크고, 다음 해에도 2~3㎝는 크는 것 같은데, 수정이는 주사를 맞힌 지 2년이 다 되어가는데 3㎝ 정도 컸을 뿐이다.
물론 처음 병원에 갔을 때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저신장이 아닐 경우 키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주변 아이들을 보면 수정이처럼 성장호르몬이 정상인 아이들도 주사를 맞히면 꽤 효과가 있어 이렇게까지 키가 크지 않을 줄은 미처 몰랐다.
원래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이 결핍되어 키가 작은 아이들을 위해 개발되었다.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저신장일 경우 의료보험이 적용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할 수 있다.
여기서 저신장은 키가 같은 나이, 성별인 또래 100명 중 3번째 이하로 작은 경우를 말한다.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저신장 아이들에게는 성장호르몬 주사가 확실히 효과가 있다.
이미 많은 연구에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2~3년 이상 성장호르몬을 투여했을 때 적어도 7㎝ 이상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호르몬이 정상인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키가 작아 성장호르몬 검사를 해보면 많은 아이들이 정상으로 나온다. 그럼에도 부모들은 조금이라도 키를 더 키우기 위해 성장호르몬을 맞히고 싶어 한다.
사실 성장호르몬이 정상이라도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면 키가 크긴 큰다.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저신장일 경우보다는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만 일반적으로 최종 예상 키보다 약 5㎝ 정도 더 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의 최종 키를 예상하는 방법은 다양한데, 부모 키를 더해서 나눈 평균값에 아들은 6.5를 더하고, 딸은 6.5를 빼는 방법이 간단해 많이 쓰인다.
문제는 간혹 키가 크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적 데이터에 의하면 10명 중 3명은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혀도 키가 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면 낮은 확률은 아니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안 클 수 있는 30%의 확률보다 두 배 이상인 70%의 클 수 있는 확률에 더 희망을 걸고 치료를 시작하는 분들이 많다.
키가 곧 경쟁력이 된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아이 키를 키워주고 싶은 부모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내 아이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3명에 속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비싼 성장호르몬 치료를 함에도 키가 크지 않을 확률이 30%나 되는 것이니 성장호르몬이 정상이라면 좀 더 신중하게 치료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인천힘찬종합병원 바른성장클리닉 박혜영 원장(내분비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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