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를 당해 하반신 마비가 온 의사 아버지를 둔 한 누리꾼의 고민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휠체어 탄 의사 어떤가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며칠 전에 아버지가 큰 사고가 났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허리를 크게 다쳐 하반신 마비가 왔다."며 "재활 중이긴 하지만 사실상 휠체어를 타게 될 것 같고, 기적적으로 해결된다고 해도 다리를 절게 될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A씨는 "예상치 못한 사고라 처음에는 목숨 만이라도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의사인 아버지가 근무하는 대형 병원에서 재활 및 요양의 이유로 권고 사직을 받을 것 같다. 수술은 하지 않는 과지만 병원에서는 굳이 휠체어를 타는 의사를 쓸 이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아버지는 겉으로 이해한다고 하면서 아무 내색 안하시는데 정말 많이 우울해하신다. 50대이셔서 아직 의사로는 은퇴가 먼 나이다."며 "첫째인 나는 유학하고, 둘째는 음악하고, 셋째는 이제 대학에 들어가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우리야 어떻게든 살고 또 필요하면 부모님을 부양하겠지만 100세 시대에 벌써 이렇게 되었다는게 아버지 입장으로는 아직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A씨의 말에 따르면, 작은 도시로 내려가 개원하면 어떨지 아버지에게 의견을 제시했으나 휠체어 탄 의사면 신뢰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며 위축된 상태라고. 이에 A씨는 "병원에서 실력자이셨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털어놓았다.
끝으로 A씨는 "나는 의사 가족이니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병원에 갔는데 의사가 휠체어를 타고 있으면 어떻냐, 솔직한 의견 부탁드린다."며 "자식된 입장에서 아버지를 위로해드릴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냐. 아버지는 약한 모습이 보이기 싫어 시간을 달라고 하는데 그래야 할지 아니면 그게 우울감에 빠지게 하는 일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조언을 구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앉아서 진료보는데 의사가 휠체어를 타면 어떻냐, 무슨 과인지는 모르겠으나 환자 입장에서는 관계 없다.", "의사를 떠나 신체적 어려움이나 한계를 딛고 일하는 분들이 더 진실되어 보이고 전문성이 느껴진다.", "전혀 상관없고 치료만 잘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각자 알바하면서 돈 벌고 모아둔 돈으로 생활하고, 아버지는 치료에 전념하는 게 맞다.", "아버지 일을 너무 쉽게 보는게 아니냐, 통증도 심하고 힘든게 많을 것이다. 의사 본인 입장에서 쉬고 싶을 것 같다.", "개원하면 원장이 제일 고생하는데 개원하라는 말을 너무 쉽게하는 것 같다."라며 A씨를 지적하는 이들도 있었다.
황수빈 기자 sbviix@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