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22년의 아메리칸리그(AL)역사상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강타자의 존재감이 전혀 부각되지 않고 있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부상에서 돌아온 지 열흘이 지났다. 그러나 홈런포는 '개점 휴업'에 가깝다. 저지가 돌아오면 금세 폭발할 것 같았던 양키스 타선은 여전히 침묵 모드다.
양키스는 7일(이하 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7대9로 무릎을 꿇었다. 모처럼 타선이 터지기는 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도 경기를 마치고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 타자들은 타석에서 좋았다고 본다. 스트라이크존 컨트롤이 정상 궤도로 복귀하고 있다. 볼넷을 골라 상대로 괴롭혔다"며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12타수 3안타인데 나쁜 것은 아니다. 오늘 7득점을 올리며 점수를 쌓으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는 큰 스윙 하나가 나와 두 자릿수 득점도 나올 것이다. 타자들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양키스는 8안타와 12볼넷을 얻어내며 휴스턴 마운드를 공략했다. 양키스는 선발 카를로스 로돈이 2⅔이닝 동안 5실점한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가 됐지만, 타자들은 제 몫을 했다는 게 분 감독의 평가다.
분 감독은 "이번 주는 굉장히 고무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늘 원하는 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지만 타자들의 자세가 진지하고 묵직해졌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이었다. 50경기 정도 남은 상황에서 모든 동력을 활용해야 한다. 적어도 우리가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게 마음에 든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발가락 부상에서 돌아온 저지도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
저지는 2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삼진은 3개를 당했다. 전혀 만족스러운 타격이 아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호세 어퀴디의 바깥쪽 스위퍼에 헛스윙 삼진을 당한 저지는 3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4회에는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고, 6회에도 볼넷을 골라 팀의 득점에 기여했다. 그러나 8회와 9회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8회 헥터 네리스의 높은 직구에, 9회에는 브라이언 애브레유의 몸쪽 슬라이더에 당했다.
지난 6월 초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수비를 하다 오른쪽 엄지 발가락 인대 부상을 입은 저지는 지난달 29일 복귀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4타석 1타수 무아나 3볼넷을 기록하며 뛰어난 선구안을 발휘했다.
다음 날에는 투런홈런을 포함해 3안타 2타점을 때리며 홈런왕의 귀환을 알렸다. 하지만 그 뒤로 홈런은 커녕 안타조차 시원하게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상대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피하는 측면은 있다. 이날까지 복귀 후 9경기에서 타율 0.185(27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OPS 0.685를 기록했다. 볼넷을 9개를 얻었고 삼진은 8개를 당했다.
타격감이 아직은 정상 궤도에서 멀다.
MLB.com은 이날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높은 팀을 순서대로 소개하며 양키스를 19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애런 저지가 (부상 이전)두 달 동안 베이브 루스와 같은 존재감을 뿜어냈다. 그것은 작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올해 저지를 둘러싼 타자들이 작년만 못하다'고 적었다. 저지가 아닌 동료 타자들을 탓한 것이다.
MLB.com의 지적이 일리는 있다. 양키스는 올시즌 팀 타율(0.231) 29위, 팀 OPS(0.719) 22위, 팀 홈런(156) 공동 6위에 올라 있다. 홈런을 빼고는 공격 지표들 대부분이 하위권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4.32)이 고작 21위다. 홈런은 많지만, 정확성과 짜임새가 떨어진다.
양키스는 저지가 살아나지 않고서는 그나마 남아 있는 희망도 사라진다. 58승54패를 마크 중인 양키스는 AL 와일드카드 3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4.5경기차 뒤져 있다. 팬그래프스는 양키스의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을 15.2%로 제시하고 있다. 절망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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