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욕심이 많은 선수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내야수 김혜성(24)을 이렇게 평했다.
김혜성은 키움이 16일까지 치른 109경기 중 1경기만 빠졌다. 4월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파울 타구에 발등을 맞아 이튿날 하루 쉰 게 전부다. 16일까지 KBO리그 전체 선수 중 타석(482개)과 수비 이닝(887⅓이닝) 모두 1위다.
지난 2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참가를 위해 대표팀에 합류했고, 대회를 마치기 무섭게 소속팀 키움으로 돌아와 시즌을 준비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항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그야말로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
16일까지 김혜성은 108경기 타율 3할2푼4리(432타수 140안타), 6홈런 4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4다. 일찌감치 세 자릿수 안타를 돌파했고, 3할 이상 타율을 유지하는 등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의 2루수 중 한 명으로 발돋움 했다. 외야수 이정후의 시즌 아웃으로 타선에 큰 공백이 생긴 가운데 김혜성은 묵묵히 제 역할을 소화하며 홍 감독의 고민을 그나마 덜어주고 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홍 감독이다. 그는 "김혜성이 올 시즌 휴식 없이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대체할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며 "체력이 워낙 좋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출전 수가 늘어갈수록 부상 위험 수치도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다. 온전한 휴식 없이 경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어 "워낙 욕심 많은 선수라 아프다는 내색도 안한다"며 "이정후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공수에서 중심 역할을 100% 이상 해주고 있다"고 고마움도 숨기지 않았다.
홍 감독이 말한 욕심 탓일까. 김혜성은 거듭되는 강행군을 두고 "나만 야구하는 건 아니다. 다 비슷한 감정일 것이다. 매 경기 나가서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 뿐"이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발돋움한 자신의 모습을 두고도 "아직 멀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최하위로 떨어진 키움이지만, 김혜성이 있기에 그나마 웃을 수 있는 오늘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