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후배가 내 앞에서 힘들다고 눈물을 흘리는데…내가 도와줄수 없다는게 너무 미안했다."
지난 1일 NC 다이노스 박건우의 말이다. 남에게 조언을 건네기 위해서라도 내가 잘해야한다는 채찍질이다.
박건우가 말한 '후배'는 바로 김주원(21)이다. 지난해 노진혁(롯데 자이언츠) 대신 주전 유격수를 꿰찼고, 두자릿수 홈런을 쏘아올리며 거포의 자질까지 뽐냈다. 민첩한 발놀림에 강한 어깨까지 겸비, 어린 나이에도 '타고난 유격수'라는 찬사까지 들었다.
그런데 올해가 만만치 않다. 주전급 선수로 올라선게 작녀임을 감아하면, 일종의 소포모어 징크스에 지독하게 걸렸다.
타율은 지난해 대비 달라진 게 없고, 장타율이 무려 7푼이나 떨어지면서 그대로 OPS(출루율+장타율)에 반영됐다.수비도 송구에서의 약점이 커보인다. 지난해 79경기에서 11개의 실책을 했는데, 올해는 99경기에서 2배가 넘는 23개를 기록중이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김주원은 5타수 2안타(홈런 1)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새 외인 태너 털리에게도 한국 데뷔 첫승을 선물했다.
3-3으로 맞선 4회초 역전타를 때렸고, 9회초에는 쐐기포까지 쏘아올렸다. 6월 14일 두산전 이래 무려 66일만에 맛본 손맛이다.
경기 후 만난 김주원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그는 "(안타는)쳤는데 수비에선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2회말 무사 2,3루에서 나온 유격수 땅볼 때 홈송구 실책이 있었고, 이후 내야안타로 기록되긴 했지만 1루 송구 실수도 있었기 때문.
반면 강인권 NC 감독은 수비보다 타격 부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주원은 "처음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계속 결과가 안 나오니까 스트레스가 쌓였다. 지금 돌아보면 거기에 너무 빠져있었던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전에는 직구만 보고 타이밍을 앞에 뒀다. 그래서 떨어지는 공에 스윙이 많이 나왔다. 요즘 한달 정도는 공을 미리 보고 준비하려고 먼저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그게 결과가 좋은 것 같다."
지난 17일 한화 이글스전 적시타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주원은 "앞으로도 잘 풀렸으면 좋겠다. 일단 내가 잘 치고 나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며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송지만)타격코치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타이밍이 좋아진게 (강인권)감독님께서 '시합 때는 폼에 신경쓰지 말고 편안하게 쳐라'라고 해주셨다. 그게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선배들 역시 위로와 격려, 조언으로 어린 후배를 도왔다. 특히 주장 손아섭은 "너무 당겨치려고 한다. 투수 방향으로 치려고 노력하라"는 말을 했다고.
박건우가 증언한 '김주원의 눈물'에 대한 사연도 듣고 싶었다. 그런데 정작 김주원은 "시합 끝나고 땀을 많이 흘리면서 물어본 거라 (박건우)선배님이 오해하신 거 같다"며 손을 내저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멤버 중엔 학교 후배 (박)영현이랑 가장 친하다. 아직까지 실감이 잘 안난다. 아시안게임 가서도 오늘처럼 잘 칠 수 있으면 좋겠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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