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1세대 스타 영어 강사 문단열이 암 투병 후 깨달은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최근 문단열 사다리필름 대표는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했다. 문단열은 "저는 유명 강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 건 하나도 없다. 그때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뭔지 한국 사람이 아예 모를 때였다. 일본 프랜차이즈 학원 시스템을 배우다 눈을 떴다. 그래서 학원을 차렸다. 첫 달에 학생이 140명이었는데 1년 반 고생해서 1300명까지 올랐다. 그때부터 돈이 엄청 들어와서 사업을 늘렸다. 그랬는데 IMF가 터진 거다. 그때부터 적자가 났다. 그때는 너무 젊었다. 조금만 지나면 지나갈 줄 알았는데 그래서 버티다가 빚이 늘어났다"고 떠올렸다.
문단열은 "제일 큰 장애물은 제 자신이었다. 제가 열심히는 살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생 휴가라고 어딜 다녀온 게 2번 있을까 말까다. 내가 제일 중요한 게 있고 두 번째 중요한 게 있으면 두 번째 중요한 건 제일 중요한 것 때문에 희생 당한다"며 "저 같은 경우는 사업한다는 느낌이 되게 중요했나 보다. 그게 중요하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사업이라는 거는 자기가 이름이 있다고 이름 걸어놓고서 돌아다니고 홍보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하나만 못해도 회사가 망한다. 근데 젊은 저는 그걸 하나도 못했다. 그런 제 자신이 트러블 메이커였다. 그러니까 수지타산이 안 맞아서 빚을 졌다"고 밝혔다.
문단열은 "서른 살 때 5억 7000만 원 빚졌다. 그걸 만회하려고 닷컴을 하고 또 투자금을 모았다. 했는데 다 망했다. 빚이 더 커지고 이걸 만회하려니까 홈쇼핑에서 영어 교재를 팔았다. 근데 여전히 일하는 걸 치밀하게 공부가 돼있어서 해야 했는데 이게 안 되어있었다. 나라는 원인이 똑같기 때문에 결국 또 넘어지고 빚이 더 커졌다. 최고로 커졌을 때 빚이 30억이 됐다"고 밝혔다.
전성기 시절 수익에 대해서는 "예전에 최근 10년 동안 세무서에 소득신고 한 걸 떼어오라 했다. 떼어봤는데 1년에 4억씩 10년을 벌었다. 너무 한숨이 나오는 게 첫 마디가 '이거 다 어디 갔지?'였다"며 "평생 강연한걸 세본 적이 있다. 4000번 정도였다. '강연해서 뛰어가지고 이걸로 돈을 다 갚자', 그 정도로 갈아 넣었다. 잠도 거의 안 자고 운전석 조수석에 앉아서 책 쓰고 KTX에 살다시피하고 사업이 안 되면 이렇게라도 갚아야지, 죽나 안 죽나 해보자 했는데 죽더라. 스트레스 받고 몸이 힘들면 저녁에 술을 마신다. 잠을 잘 못 자고 그게 계속되면 암에 걸린다. 47살에 검사하니까 암이라더라. 빚진 거 때문에 죽고 싶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죽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머리가 하얘진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고 암 투병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암 투병을 하면서 깨달은 것도 있었다. 문단열은 "암이 가져다 준 제일 좋은 게 뭐였나면 암 수술 들어가기 4시간 전에 어떤 분한테 전화가 왔다. 저에게 돈을 주는 분이었는데 급한 일인데 추천서 한 번만 써달라더라. '제가 지금 암 수술이라 끝나고 써드리겠다' 했더니 '급한 일이라 빨리 써달라더라'며 못해주냐고 화를 내더라"라며 "상종을 해야 할 사람하고 안 할 사람이 보인다. 그 전에는 겁나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았다. 노이즈가 잔뜩 낀 삶을 살았다. 근데 큰 병에 걸리면 내 에너지와 시간이 제한이 있기 때문에 혹시 몰라서 할 것들이 없어진다. 오히려 명쾌해진다"고 밝혔다.
문단열은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정말 소중한데 못했던 게 내 추억에 딸들하고 놀아준 기억이 없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프고 나서 보니 소중한 건 그건데, 그 소중한 게 영원히 그렇게 할 수 있지도 않고 자식들에게도 내가 최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누구한테도 잘해줄 수 있는 시간이 잠깐인데 그걸 지나친 게 후회스러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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