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고, 실적은 감소하는 등 재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조달 비용 상승과 이자 비용 증가, 충당금 적립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 안파에선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나온다. 다만 최근 상황이 내부가 아닌 외부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저축은행 부실 사태 등으로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분기 저축은행 상위 5개사(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의 평균연체율이 높아졌다. 각 사 경영공시 기준 2분기 평균 연체율은 5.12%다. 전년 동기 2.54%와 비교하면 2.58%포인트(p) 상승했다.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의 올해 2분기 연체율은 4.1%로 전년 동기(1.36%) 대비 2.74%p가 늘었고, 지난 1분기(3.36%)와 비교해도 0.74%p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4.22%에서 올해 2분기 6.69%로 2.47%p 상승했다. 다만 직전 분기(6.83%)와 비교하면 소폭 낮아졌다.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의 2분기 연체율은 각각 4.62%, 6.05%, 4.13%로 전년 동기 대비 2~3%가 늘었다.
5개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정여신은 금융 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 채권을 말하며, NPL은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기준 중 하나다.
SBI(2.26%→4.69%), 웰컴(4.76%→7.58%), 페퍼(3.09%→7.33%), 한국투자(2.08%→4.35%) 등 4개사는 2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졌고, OK저축은행(7.7%→6.97%)은 소폭 하락했다.
재정건전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액도 불어났다.
5개사가 2분기에 쌓은 대손충당금은 2조61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2조3605억원보다 2512억원(10.6%)이 늘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늘어난 데다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커지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순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5개사의 2분기 순이익은 1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907억원)보다 1805억원(94.7%) 줄었다. 같은 기간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이자비용은 2391억원에서 5063억원으로 111.8%가량 늘었다.
저축은행권은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저축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상반기에 96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는 예대금리차 축소에 따라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21억원이 감소했고, 대손충당금이 6292억원으로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영업이익도 올해 상반기에 1285억원 적자를 기록해 작년 상반기 1조1565억원 흑자보다 이익 규모가 1조2850억원 줄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4.15%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p 늘어나는 등 규제 비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규제비율은 자산 1조원 이상은 8%, 자산 1조원 미만은 7% 이상이다.
금감원은 "지난 2분기 저축은행의 손실 규모가 축소되고, 연체율의 상승 폭이 둔화했다"며 "하반기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부실채권 매각 확대와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 등으로 자산건전성을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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