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9일 수원 KT-삼성전. 묘한 장면이 있었다.
4-1로 앞선 홈팀 KT의 8회말 공격. 삼성은 베테랑 불펜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1사 후 배정대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문제는 그 때부터였다.
김상수 타석에 1볼에서 5차례 연속 견제를 했다. 그제서야 타자에게 공을 던졌다. '오~랜' 기다림에 지친듯 김상수가 칠 의사 없이 타석에서 빠졌다. 볼이 되면서 투볼.
3구째를 던지기에 앞서 김태훈은 견제를 한번 더 했다. 6번째.
수원구장 KT 응원석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굴하지 않았다. 또 한번 했다. 7번째 견제구.
야유를 보내던 관중 일부는 김태훈의 뚝심에 어이가 없는 듯 웃기도 했다.
그 순간, 오훈규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마운드로 향했다. 김태훈에게 지나친 견제를 지적하며 빠른 경기 진행을 요구했다.
삼성 벤치가 발끈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이 이병규 수석코치를 대동하고 바로 나와 항의를 했다. 정당한 경기의 일부인 견제구를 왜 자제시키느냐는 어필.
중계를 하던 이성우 해설위원도 "이건 심판이 나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견제는 경기의 묘미다. 주자와 투수의 싸움이 아닌가. 주심이 그런 얘기를 하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훈은 스트라이크를 하나 던진 후 보란 듯이 또 한번 견제구를 던졌다. 1루주자 배정대를 향한 8번째 견제구였다.
이후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3루에 몰린 김태훈이 살짝 흔들렸다. 박경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사 만루. 안치영을 삼진 처리했지만 황재균에게 2타점 쐐기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KBO '스피드 업' 규정에는 '경기의 스피드업을 통해 경기시간을 단축하고, 관객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사하기 위해 구단, 감독, 코치, 선수, 심판 및 관계자는 다음 사항을 적극 준수하고 참여한다'고 세부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KBO가 야구인기 붐업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며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각 경기주체 별 구체적 행동 지침이 있다.
4. 투수 편 ④에는 '투수는 불필요한 견제구를 자제한다'고 명시돼 있다. 자, 여기서 부터는 해석의 문제다.
'불필요한' 견제를 이 상황에 대입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4-1로 앞선 KT의 8회말 1사 1루. 추가점은 곧 KT의 승리를 의미했다. 발 빠른 배정대는 호시탐탐 2루를 노렸다. 리드가 깊었다. 빠른 견제를 할 때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접전 타이밍을 만들면서 귀루했다.
김태훈으로선 한 발이라도 주자를 1루 쪽으로 묶어 둬야 할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1볼이나, 2볼 노스트라이크에서는 작전 수행능력이 뛰어난 김상수와 1루주자에게 작전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 작전을 흐트러뜨리고 견제를 통해 의도를 파악하는 것 역시 투수의 전략적 접근 영역이다. 어떻게 봐도 '불필요한' 견제라 보기 힘들었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리그에서는 견제 횟수 제한이 없다. 투수의 재량이다.
다만, 심판이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은 볼 판정에 불만을 품고 태업성 견제를 남발하는 경우다. 주자를 묶을 의도도 없이, 그런 상황도 아닌 경우에 천천히 1루에 견제를 계속하는 경우가 바로 규정에 언급한 '불필요한' 견제다.
이번 사안은 주심의 개입이 다소 성급했다.
관중을 위해 경기 진행을 빠르게 하려는 좋은 의도였겠지만 관중은 야유를 보내면서도 투수와 주자, 더 나아가 벤치의 팽팽한 신경전을 즐기고 있었다.
무조건 속전속결이 아닌 빠를 때는 빠르고, 느릴 때는 느린, 그러면서 불필요한 시간지연을 막는, 있는 듯 없는 듯 물 흐르듯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명 판관의 역할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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